“정부, 기후위기 대응 포기”… 환경단체 ‘탄소중립 계획’ 반발 기습시위

탄녹위 주관 공청회 중 거센 반발
“산업계 책임 줄이려 기후대응 포기”
‘밀실행정’ 지적하며 철회 요구해

토론서 CCUS기술 불확실성 지적도

윤석열정부의 첫 탄소중립 기본계획에 대해 기후·환경단체들이 “산업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을 포기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단체들은 ‘밀실행정’을 지적하며 공청회 중 기습 시위를 벌였고, 기본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을 비롯한 환경단체 회원들이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의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정부안' 첫 공청회에 참석해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의 인사말 때 기습 손팻말·펼침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기본계획)’에 대한 여론을 듣는 공청회가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와 환경부 공동으로 연 공청회에는 탄녹위 위원, 관계부처, 학계, 민간협회 등 이해관계자가 참석해 토론을 진행했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기본계획은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하기 위한 세부 방안이 담겼다. 40%의 목표치는 문재인정부 당시 발표했던 NDC와 동일하다. 산업계가 줄여야 하는 양을 이전 정부가 2021년 설정한 목표보다 줄인 것이 골자다. 산업 부문에서 완화된 부담은 원자력발전 비중을 늘리고 개발도상국을 통한 국제 감축이나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활용’ 기술(CCUS)을 확대해 상쇄하겠다는 구상이다.

 

토론회에선 이견이 많았던 정부안의 부문별 감축 대책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정부의 기본계획에 대해 “에너지 (전환) 부문 감축량이 400만t 정도 늘어나고 산업 부문이 줄었는데 당연한 귀결이라 본다”고 평가했다.

 

반면 최지나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산업 부문의 줄어든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메우기 위해 제시된 CCUS 기술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많은 기술 경로로 목표를 설정했다”며 “기본 계획안에 단일법 제정, 저장소 확보를 위한 탐사 등의 내용이 있지만 이는 당연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국제감축분 확대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국제감축은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추진한 후 감축 실적을 국내로 이전받는 구조의 모델이다. 하상선 에코아이 전무는 “국제감축 사업은 파리협정 6조에 따라 지렛대가 될 수 있다”며 “한국뿐 아니라 스위스, 일본 등 자국에서 (탄소 감소에) 한계가 있는 곳은 이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이날 환경단체는 공청회 전 탄녹위를 거세게 비판하는 기습 시위를 벌이며 기본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등 6개 환경단체는 한국과학기술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근정 지역에너지전환네트워크 대표는 “기후위기 온실가스 감축의 대부분을 다음 정권으로 떠넘기고 이번 정권에서는 아주 작은 양만을 겨우 감축할 뿐”이라며 “온실가스는 배출되는 즉시 온실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초창기에 줄이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탄녹위가 이번 기본계획을 공청회 하루 전날 공개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김상협 탄녹위 위원장의 인사말 도중 공청회장에 들어서 “본 계획 초안을 (공청회) 하루 전에 내놓고 어떻게 공청회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이번 공청회를 시작으로 청년단체, 시민단체 등과의 토론회를 열어 지속해서 시민사회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다음 토론회는 청년단체와 24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