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현지시간)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피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영에도 다소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당장 다음 달 한은이 연준을 따라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않더라도, 물가나 환율, 외국인 자금 유출 상황에 따라 한 차례 추가 인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5월 한 차례 0.25%포인트(p) 더 오르면 두 나라의 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 수준인 1.75%까지 벌어지고, 원/달러 환율과 수입 물가 상승 압력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 연준, SVB사태 등에 0.25%p만 올려…연내 0.25%p 추가인상 예고
◇ 5월 한미 금리차 1.75%까지 벌어질 듯…환율 등 불안하면 3.75%까지
하지만 보폭이 줄었더라도, 미국 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FOMC 회의 직후 "올해 중 금리 인하를 전망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며 "우리가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준의 베이비스텝으로 한국(3.50%)과 미국(4.75∼5.00%)의 기준금리 격차는 1.25∼1.50%포인트로 벌어졌다. 1.50%포인트는 2000년 10월 1.50%포인트 이후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만약 4월 한은이 다시 동결을 결정하고, 연준은 점도표상 올해 전망치(5.00~5.25%)에 따라 5월 베이비 스텝만 밟아도, 미국(5.00∼5.25%)의 기준금리는 한국(3.50%)보다 1.75%포인트나 높아지게 된다. 한미 금리 역전 폭으로서는 새 최대 기록이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여러 차례 "한미 금리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강조해왔지만 커지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을 무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다시 1,300원선을 넘어선 환율이 금리 격차 등의 영향으로 더 뛸 경우,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원화가 절하(가치 하락)될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은 높아지는 만큼, 힘겹게 정점을 지난 물가에 다시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이미 지난 2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6명 금통위원 가운데 5명은 "3.75% 기준금리 가능성까지 열어둬야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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