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4명꼴로 사이버폭력을 가했거나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었다.
2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표한 ‘2022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이버폭력을 가해·피해·목격한 경험률은 청소년은 41.6%, 성인은 9.6%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초4~고3 청소년 9693명, 만19~69세 성인 7560명을 대상으로 했다.
청소년 사이버폭력 경험률은 전년 대비 12.4%포인트 증가했다. 성인은 전년 대비 6.2%포인트 감소했다.
가해 경험률은 청소년은 4.1%, 성인은 1.1%였다. 이와 비교해 피해 경험률은 청소년 21.0%, 성인 5.8%로 약 5배 차이를 보였다. 가해자가 가해를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소수가 다수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성별로는 청소년과 성인 모두 남성, 연령별로는 청소년은 중학생, 성인은 20대에서 폭력 경험이 높았다.
가해 대상은 청소년, 성인 모두 ‘전혀 모르는 사람’이 가장 많았고, 청소년은 친한 친구와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 성인은 유명인과 친한 친구가 뒤를 이었다.
사이버폭력 유형은 언어폭력이 가장 많았다. 청소년의 경우 가해는 19.2%, 피해는 33.3%였다. 전년 대비 각각 7.2%포인트, 16.9%포인트 급증했다. 성인의 언어폭력 가해는 5.9%에서 3.0%, 피해는 8.7%에서 5.2%로 각각 떨어졌다. 이 외 사이버 명예훼손, 사이버 스토킹이 빈번했다.
사이버폭력이 벌어지는 주요 경로로는 청소년은 온라인 게임, 문자 및 인스턴트 메시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순이었다.
성인은 문자 및 인스턴트 메시지가 가장 많았다.
사이버폭력 동기는 청소년은 복수심, 성인은 재미나 장난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성인도 복수심이라는 응답이 두번째로 높았다. 사이버폭력 피해 후 정서 상태에서도 청소년과 성인 모두 ‘별다른 생각 없음’이 가장 많았으나 ‘복수심’(청소년 28.8%, 성인 26.1%)이 뒤를 이었다. 우울·불안·스트레스와 무기력 같은 부정적 감정도 많았다.
복수심은 사이버폭력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청소년 피해경험자의 43.9%가 가해를 경험했고, 가해경험자의 79.9%가 피해를 경험했다. 성인도 피해경험자의 31.6%, 가해경험자의 71.5%가 각각 가해·피해를 겪었다.
가해 후 정서로는 청소년은 미안·후회(61.0%), 문제 발생 걱정(51.2%) 순이었으나, 성인은 정당함(45.6%), 미안·후회(40.4%), 아무 느낌 없음(40.0%) 순으로 차이를 보였다. 청소년보다 성인이 사이버폭력의 심각성이나 죄의식 등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재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청소년의 사이버폭력 가·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사이버폭력을 보복이나 장난으로 경시하는 경향이 보인다”며 “앞으로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을 확대하면서 디지털윤리 의식제고를 위한 정책과 사업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