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24일 국립 대전 현충원 제2연평해전·‘천안함’ 피격사건 전사자 묘역을 참배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제8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참석에 앞서 전사자 묘역을 찾았다.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 차림을 한 윤 대통령은 묘역 입구로 들어오며 유족들과 악수를 나눴고 검은색 복장의 김 여사는 목례했다.
윤 대통령은 묘역에 먼저 도착해 있던 천안함 피격 사건 희생자인 고(故) 민평기 상사 어머니의 두손을 잡고 인사했다. 김 여사는 민 상사 어머니 손을 꼭 잡고 걷기도 했다.
민 상사의 모친 윤청자씨는 유족 보상금과 성금을 해군에 기증하고, 2020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현충원 묘역을 참배할 당시 "여태까지 누구 소행이라고 진실로 확인된 적이 없다. 이 늙은이 한 좀 풀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천안함 생존자인 전준영씨에게 다가가 "잘 있었어요"라고 하며 어깨를 토닥이며 김 여사에게 전씨를 소개했다.
이어 부부는 재단 앞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윤 대통령은 장병들의 묘역 안쪽으로 들어가 "전부 19살, 20살" "(19)88년생이면 스물한살, 여기도 스물한살" "생일도 아직..." "다 또래..." 이라며 어린 나이에 희생 당한 청년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현충원장이 한 장병의 묘역을 가리키며 "생존 장병 전준영이하고 같은 동기입니다"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준영이...우리 준영이 친구들이구나... 하 참..."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천안함 용사 고(故) 이상희 하사의 묘소와 고(故) 정종율 하사 묘소로 이동한 뒤 정 하사의 아들 정주군에게 "이때가 몇살이었니"라고 물했다.
김여사도 "일곱살쯤?"이라고 되묻자 정군은 "여섯살”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군에 “어머니는 언제 작고하셨니"라고 물었고 김 여사는 울컥하며 "얼마나 힘들어..."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 여사는 정군을 토닥여주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민 하사 묘소로 이동해 "(19)76년생...서른 다섯"이라고 하면서 어머니 윤청자씨와 짧은 대화를 나눴다. 대화 동안 김 여사는 민 하사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천안함 용사 고(故) 장진선 중사 묘소로 이동했다.
현충원장이 "시신을 찾지 못한 산화자입니다"라고 알려주자 김 여사는 "아 그래요?"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이 "장 중사 어머니가 아들 시신을 못찾고 산화됐다 하니까 사시다가 폐암으로 돌아가셨다"하자 김 여사는 "부모님들이 잠이나 제대로 주무셨겠어요?"라고 했다.
그러자 곁에 있던 윤씨는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죠"라고 했다.
윤 대통령 내외는 묘역을 나와 서해 수호의날 기념식장으로 이동했다. 김 여사는 민 하사 어머니 손을 이동 직전까지 놓지 않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서해수호의날 기념사를 하기 전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의 도발에 맞서다 산화한 장병 55명의 이름을 한사람 한사람 호명했다. 호명을 하려다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고 한동안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