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피겨스케이팅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이며 은메달을 차지,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역사를 새로 썼다.
차준환은 지난 25일 일본 사이타마의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23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05.65점, 예술점수(PCS) 90.74점 등 196.39점을 획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한국 남자 선수 최초의 기록이다.
이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때 자신이 일군 최고 점수(182.87점)를 훌쩍 넘어선 결과였다.
그는 앞서 쇼트프로그램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99.64점을 받았고, 총점에서도 자신의 최고점인 296.03점을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차준환은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됐다. 세계선수권 출전 네 번째 만에 이룬 성과였다.
기존 차준환의 세계선수권 최고 순위는 지난 2021년 작성한 10위였다.
전날에는 이해인(세화여고)이 총점 220.94점으로 사카모토 가오리(일본·224.61점)에 이어 여자 싱글 2위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기에 차준환의 메달이 더해지며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녀 동반 메달 수확’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동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김연아만이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냈다.
이번 차준환의 선전으로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은 다음 시즌 세계선수권 출전권 3장을 획득했다.
한편, 남자 싱글 우승은 지난해에 이어 일본의 우노 쇼마가 차지했다. 총점 301.14점을 받았다. 그는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완벽한 무대 연기로 세계 1인자 면모를 뽐냈다.
동메달은 288.44점을 받은 미국 일리야 말리닌의 것이었다. 그는 피겨 사상 최초로 ‘쿼드러플 악셀’에 성공하는 등 큰 주목을 받았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범해 3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