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와 함께한 시간 즐겁고 행복했다”

유재학 총감독 19년 동행 마침표
단일 구단 최장수 사령탑 기록
팀, KGC전 승리로 마지막 선물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고, 감사하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유재학(60) 총감독이 은퇴식을 가졌다. 감독들도 인정하는 ‘명장’ 유 총감독이 현대모비스에서 지낸 시간만 19년, 그가 이제 울산을 떠난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총감독이 지난 2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유 총감독은 한국프로농구(KBL) 역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꼽힌다. 대기록이 말한다. 유 총감독은 1998∼1999시즌 만 34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KBL 사령탑(인천 대우)을 기록하면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21∼2022시즌까지 감독으로서 그가 지휘봉을 잡은 시간만 25년이다. 유 총감독은 2004년부터 현대모비스 사령탑에 올랐다. 그는 이곳에서 단일 구단 최장수 사령탑 기록을 썼다. 무려 19년간 현대모비스에 있으면서 챔피언결정전 6회 우승을 일궜는데 KBL 감독 최다 기록이다. 또 프로 통산 724승을 거둬 프로농구 역대 최다승 감독이란 타이틀도 지녔다. 플레이오프도 108경기로, 감독 중 유일하게 100경기 넘게 치렀다.



유 총감독은 만가지 수를 지녔다는 뜻에서 ‘만수’로 불리며 단기전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가 감독들의 감독이 된 이유다. 김상식 안양KGC인삼공사 감독도 “내가 논할 수 있는 분이 아니다. 감독으로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고 치켜세웠다. 대표팀에서의 업적도 화려하다. 유 총감독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땐 남자 농구 대표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1∼2022시즌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난 유 총감독은 이번 시즌 팀 총감독을 맡으며 현대모비스에서의 마지막 한 해를 보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안양KGC인삼공사와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 종료 후 유 총감독의 은퇴식을 열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리그 ‘1위’ 인삼공사를 잡아내며 은퇴식이 열린 유 총감독의 기분을 더욱 좋게 했다. 유 총감독이 코트 중앙에 섰고, 농구대잔치 시절 선수로서의 활약과 프로 무대에서 감독으로 이룬 장면들이 소개됐다. 이후 ‘은사’ 방열 전 대한민국농구협회 회장을 비롯한 농구계 원로와 함께 유 총감독과 인연을 맺은 감독·선수들의 감사 인사가 담긴 영상 편지가 이어졌다.

유 총감독은 “그간 모비스 농구를 성원해주시고 사랑해준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내 농구 인생이 50년이다. 모비스와 함께한 게 19년이다. 그 시간이 너무나 즐거웠고 행복했으며 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총감독의 다음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가 현대모비스를 떠나 다른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갈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