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유가족과 피해자에게 사죄하기 위해 미국에서 귀국한 전 대통령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2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5·18단체는 이날 예정됐던 전우원씨와의 만남이 무기한 연기된 것과 관련해 “기다리겠다. 언제든 광주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전날 우원씨와 마지막 연락에서 인천공항 도착 이후에 상황봐서 연락을 드리겠다고 답변 받았다”며 “예정대로 오늘 왔더라면 재단과 유족회 등 당사자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었다. 아쉽지만 언제든지 전우원씨 방문을 정중하게 받아들일테고 차분하게 기다리고 있겠다.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황일봉 공법단체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도 “진상규명의 단초가 될 수 있던 이날의 만남이 물 건너가 버려서 안타깝다”며 “하지만 언제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라도 만나게 된다면 따뜻하게 맞이하고, 아픔을 공유하겠다.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짐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전우원씨에 대한 수사가 길어질 경우, 단체에서 직접 면회를 가 그를 만나고 싶다는 입장도 밝혔다.
황 회장은 “전우원씨가 5·18로 정신적 피해입은 사람들을 만나 사죄하고 싶다는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지 않냐. 구속이 오래된다는 가정 하에, 만일 유치장 면회가 허락된다면 피해자인 우리가 직접 가서 하고 싶은 얘기를 듣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고려 중이다. 갈 수 있다면 가서 이야길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전씨 입국 직후인 이날 법원이 발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전씨는 지난 17일 미국 뉴욕에 있는 자신의 거주지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LSD와 대마초 등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품을 복용한 혐의를 받는다. 마약 범죄는 속인주의 원칙에 따라 합법국가에서 투약했더라도 국내에서 처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