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구하자 사고차량 폭발”…불길 치솟는 차량서 운전자 구한 버스 기사들

사진=불에 탄 음주 차량. 연합뉴스

 

인천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중앙 화단을 들이받고 불이 나는 사고가 난 가운데 버스 기사 3명이 위기에 처한 운전자를 구했다.

 

인천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황인모씨(47)는 사고난 벤츠 차량에서 운전자 A씨(40대)를 구출할 때 아찔하던 순간을 떠올리며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에어백에 걸려 빠져 나오지 못하는 운전자를 구하자마자 차량이 폭발했습니다”며 아찔한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황씨는 “사고 당시 차가 기울어져 있던 상태라 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고 차 안은 유독가스로 가득했다. 운전자가 찌그러진 차체와 터진 에어백에 걸려 구출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처음 떠오른 건 가족의 얼굴이었지만 당장 구하지 않으면 차가 폭발해 운전자가 생명을 잃을 것 같았다”며 “운전자가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28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23일 밤 11시45분쯤 동료기사 이태석(61)·박승일씨(42)와 함께 A씨를 구출했다.

 

A씨는 당시 서구 청라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중앙화단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그가 몰던 벤츠가 옆으로 기울어졌고 에어백이 터졌다.

 

제일 먼저 이 사고를 목격한 건 버스 운행 종료 후 사고지역 인근에 있는 차고지로 이동 중이던 이씨였다. 이씨는 112와 119에 재빨리 신고했고 뒤이어 도착한 황·박씨와 함께 A씨를 구출했다.

 

이들이 A씨를 구출해 안전한 길가 쪽으로 이동시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은 폭발했고 전소됐다.

 

A씨는 이들의 도움 덕분에 큰 부상은 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천교통공사는 이들의 공로를 인정해 포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