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역사에 남미 전통의 강호 우루과이는 질긴 ‘악연’이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0-1로 패했고, 한국이 처음으로 원정 16강을 달성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선 1-2로 우루과이에 발목이 잡혀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나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 경기에서 우루과이의 에이스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가 이강인(마요르카)을 넘어트린 뒤 포효하는 모습은 국내 팬들에게 여전히 안 좋은 모습으로 남아있다. 우루과이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6위로 25위인 대표팀보다 높다.
한국대표팀이 4개월 만에 다시 우루과이를 만났지만 설욕에 실패했다. 대표팀은 28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지난 24일 신임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 데뷔전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무승부에 그쳤던 대표팀은 이날 패배로 첫 승리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이날 상암월드컵경기장은 경기 시작 전부터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모여든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카타르 월드컵의 열기가 아직 꺼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경기가 시작하자 경기장을 가득 채운 6만3952여명의 팬들은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후반에는 대표팀이 반격했다. 주인공은 황인범(올림피아코스). 후반 6분 왼쪽 측면에서 연결된 이기제(수원)의 패스를 쇄도하던 황인범이 오른발로 동점 골을 만들었다. 하지만 우루과이가 다시 득점에 성공하면서 달아났다. 후반 18분 우루과이의 프리킥 슛을 조현우가 막았지만, 흘러나온 공을 마티아스 베시노가 밀어 넣었다. 대표팀은 후반 27분 김영권(울산)의 헤더가 들어갔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취소됐다.
실점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 대신 오현규(셀틱)를 투입했다. 그는 후반 39분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강력한 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지만 아쉽게 VAR을 통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후반 추가시간 7분이 주어진 상황에서 대표팀은 조규성도 투입해 총공세를 펼쳤지만, 골을 넣지 못하면서 아쉽게 패배했다. 대표팀은 우루과이와 통산 10번 맞대결을 펼쳐 1승 2무 7패를 기록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