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尹 방미 때 4대그룹 총수 동행할 듯

전경련 ‘경제사절단’ 모집 주관
日 이어 美도 다함께 파견 전망
반도체지원법·IRA 협상 관측
위상 회복 전경련 몸집 커질 듯

국내 4대 그룹 총수가 일본에 이어 미국도 함께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파견돼 미국 반도체 규제 등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전망이다.

 

(왼쪽부터) 최태원 회장,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29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회원사에 ‘2023 미국 경제사절단’을 모집하는 공문을 보냈다.

참가 대상은 미국과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기업 대표다. 미국 측과 업무협약(MOU) 체결 예정 등 명확한 비즈니스 성과가 기대되거나, 반도체 등 한·미가 우선시하는 산업 분야·프로젝트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인을 우선 선발할 예정이다.



경제사절단은 4월 24∼28일 미국 워싱턴DC와 인근 도시를 방문한다. 전경련에 따르면 경제사절단은 양국 기업인과 정부 인사가 참여하는 한·미 첨단산업 비즈니스 포럼, 첨단산업·에너지 분야 성과 체결식, 테크 분야 벤처·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등의 행사에 참석한다.

재계에선 윤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만큼 4대 그룹 총수도 모두 직접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미국 정·재계와 잇따라 만남을 갖고, 최근 미국이 경제 활성화를 명목으로 발표 중인 자국 무역 보호 정책인 반도체지원법(CHIPS)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부 지침으로 국내 기업의 피해가 없도록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선 전경련이 앞선 윤 대통령 방일 행사에 이어 이번 미국 경제사절단 모집도 주도하면서 국정농단 사태로 존폐 위기에 몰렸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경련은 2016년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태 당시 기업들을 상대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후원금을 모집한 사실이 드러난 뒤 4대 그룹이 회원사를 탈퇴했고, 문재인정부에서는 거의 모든 행사에서 배제되면서 1961년 출범 이래 최대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윤석열정부에 들어선 대통령의 해외 국빈 방문에 전경련이 가진 해외 경제단체와의 네트워크가 요긴하게 활용되면서 다시 몸집을 키우는 모양새다.

4대 그룹은 현재까지 복귀하지 않고 있지만, 전경련 주도 행사에는 연이어 참여하고 있다. 일각에선 4대 그룹도 복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재계에선 시기상조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