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문제가 심각합니다. 지난 한 해 태어난 아이는 24만9000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48만4600명)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저출생 여파는 학교 현장이 우선적으로 체감합니다. 올해 초등학교 신입생은 약 41만5500명입니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이 취학하는 7년 뒤엔 초1 학생 수가 지금의 60%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얘기이기 때문입니다.
학령인구 감소는 언제쯤 극에 달할까요? 김태훈 경희대 교수(경제학)가 최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제출한 ‘장래 인구변화의 교육부문 파급효과 전망’ 보고서에는 2070년까지의 초·중·고교 및 대학교 학생 수 중장기 추계가 담겨 있습니다. 통계청의 2021년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토대로 최근 20여년간 학생 수 추이 및 취학률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입니다.
김 교수 추계를 보면 지난해 266만4278명이었던 초등학생(1∼6학년)은 올해 261만835명, 2025년 237만1374명으로 줄기 시작해 2033년 144만202명으로 저점을 찍을 전망입니다. 2070년엔 100만명으로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각각 2026년과 2029년부터 가파르게 감소하는 중·고교생 수의 저점은 2038년과 2041년입니다. 2038년 중학생 수는 2022년(134만8428명)의 절반 수준인 69만1921명으로, 지난해 126만2348명이었던 고교생 수는 2041년 66만8964명으로 반 토막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김 교수는 교과 담당 교사 1인당 학생 수 역시 2022년 15.6명에서 2033년 8.4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계했습니다. 한국이 2025년 처음 OECD 평균(2019년 기준 14.5명)을 밑돈 뒤 10년 뒤엔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교사당 학생 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초교 6학년의 경우 학급당 학생 수가 10명 감소하면 국어·수학·영어에서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이 각각 2.22%포인트, 2.15%포인트, 3.57%포인트 증가한다는 게 김 교수의 다른 연구 결과입니다.
학령인구 감소가 학급·교사당 학생 수 등 교육환경 개선으로 이어져 ‘맞춤형 교육’ 등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가 자동적으로 공교육의 질 제고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게 김 교수 지적입니다. 학급당 학생 수가 학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학급 규모가 줄더라도 교사들이 이에 맞는 수업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규모 감소 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환경 개선 국면에서 교육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한 교육 당국의 50년 대계 정책 방향 제시와 학교, 교사들의 치열한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