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尹, 읍참마속 심정으로 결정”… 野 “외교 사고이자 미국에 결례”

‘안보실장 교체’ 정치권 뒷말 무성

국민의힘 “갈등설 등 사실 아냐”
민주 “尹 명백한 이유 설명하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전격 교체되자 정치권에서도 뒷말이 무성하게 쏟아지고 있다. 여당은 교체 배경으로 거론되는 ‘블랙핑크+레이디가가’ 합동공연 보고 누락설이나 내부 알력설에 선을 그으며 진화에 안간힘을 썼다. 야당은 ‘외교 사고’라며 교체 사유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교체에 대해 “갑작스러운 교체이긴 하지만, 대통령께서 아마 읍참마속(큰 목적을 위해 자기가 아끼는 사람을 버림)의 심정으로 인사 결정을 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오직 공무 수행에만 전념하는 모습으로 당과 정부가 운영됐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의 알력으로 김 실장이 사의를 표했다는 추측에 “갈등이 있었다는 둥 그런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 총장은 김 실장이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블랙핑크·레이디가가 합동 공연 추진 보고를 누락한 게 교체 배경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확인해보지 못했다”면서도 “단순히 그런 것 가지고 사임하셨겠나”라고 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SBS라디오에서 김 실장 교체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대통령실의 기강을 잡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김 실장의 사퇴 이유를 밝히라고 거세게 몰아쳤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밤새 전략을 짜도 모자라는데 (국가안보실이) 온갖 풍문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명백히 이유를 설명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상호 의원은 MBC라디오에 나와 “(김 차장과의 알력설이) 정설이라고 봐야 한다”며 “블랙핑크·레이디가가 때문에 한 나라의 안보실장을 교체했다는 것은 전 세계의 웃음거리이자 국민을 우롱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안보실장을 주미대사로 교체한 것이 말이 되나. 엄청난 외교 사고고 (미국에 대한) 결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