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는 억울했다. 7년 전 고등어는 주방이 아니라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환경부의 보도자료가 빌미가 됐다. 주방에서 쓰이는 요리 재료별 오염물질 발생량을 조사했더니 고등어 구이를 할 때 미세먼지(PM2.5) 농도가 가장 높았다는 내용이었다. 삼겹살, 계란 프라이, 볶음밥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고등어가 미세먼지 주범이냐”는 비아냥이 연일 쏟아졌다. 비흡연 여성의 폐암 발병이 높은 이유 중 하나가 주방 요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임을 알리며 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던 환경부는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고온의 튀김이나 볶음, 구이에서 발생하는 미세 분진인 ‘조리흄(cooking humes)’이 사회 문제화한 게 얼마 되지 않는다. 조리흄은 입자 지름이 100㎚(나노미터) 이하로, 머리카락 굵기의 1000분의 1 정도다. 최근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폐암 확진을 받은 학교 급식 종사자는 60명에 이른다. 이들의 폐암 유병률은 10만명당 135.1명으로, 국가 암 등록 통계상 유사 연령의 5년 유병률(122.3명)보다 10.5% 높다. 고등어가 단독범은 아닐지라도 조리 시 미세 분진 위험성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