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에서 일할 직원 모십니다.”
주말을 앞둔 31일 오후 울산시 동구 현대미포조선. 버스 2대를 나눠타고 회사에 막 도착한 37명의 남녀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조선소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이들은 대구와 부산 등 전국에서 조선소 근무 여건을 직접 보기 위해 찾은 20대부터 50대까지 구직자들이다. 울산 동구청과 HD현대중공업·미포조선이 공동으로 마련한 ‘조선업 현장 취업설명회’ 1차 참석자들이다.
구직자들은 선박 건조 현장을 견학하고, 조선소 기술교육 과정에 대해서도 들었다. 권경현 울산 동구 일자리정책과장은 “8월 말까지 한 달에 한 번씩 조선업 현장 취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참여 희망자는 이메일 또는 네이버 URL 링크로 신청하면, 지역 조선업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조선소 취업으로 연계되도록 나서겠다”고 말했다.
만성적인 조선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해 울산지역 지자체가 팔을 걷어붙였다. 조선업체와 현장 취업설명회를 함께 열면서 조선소 근로자 모집에 애를 쓰고 있다. 동구 측은 “지역 조선업체에 외국인 근로자 1000여명이 최근 채용됐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으로 현재 3000명 이상의 일자리가 비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동구는 이달 초부터는 지역 시니어클럽과 노인 일자리 사업을 연계해 조선소에서 일할 노년층 인력까지 찾고 있다. 동구에 따르면 조선업 호황기인 2014년 HD현대중공업 근로자는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6만2000여 명에 달했다. 이후 조선업 불황기를 지나면서 2017년 2만9700여명, 올해 들어 2만5400여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중순 HD현대중공업이 LNG선 7척을 2조원에 수주하는 등 조선업이 다시 호황으로 돌아섰지만, 불황으로 줄어든 조선업 근로자들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경우 울산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울산지역 조선업 인력난은 2016년 조선업계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예견된 일”이라면서 “다시 조선업계 인력을 축적하기 위해선 4~5년의 세월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업 자체가 일이 고되고, 임금이 높지 않은 문제도 인력난 가중 현상을 만드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