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행된 ‘끔찍한 인권침해’가 지속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투르크 최고대표는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 제52차 회기 51번째 회의에서 “파괴적인 전쟁은 인류의 생존을 보장할 해법을 찾는 목표에서 점점 우리를 멀어지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민간인 사망자 8400명, 부상자 1만4000명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투르크 최고대표는 “이같은 수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러시아군이 주거 지역에 광범위한 폭발성 무기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투르크 최고대표는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인권 실태를 현지 조사한 유엔 독립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도 소개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군에 의한 강제실종 및 자의적 구금 사건은 621건에 달했다. 구금시설 등지에서 러시아 당국이 저지른 성폭력 사건도 109건 파악됐으며, 14세 정도의 여자 어린이 5명이 강제 실종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제실종 피해 아동들은 고문을 당하거나 부당 대우를 받기도 했다고 투르크 최고대표는 전했다.
투르크 최고대표는 “구금에서 풀려난 민간인 89명과 조사위원들이 인터뷰한 결과, 인터뷰 대상자의 91%가 다양한 형태의 성폭력과 고문, 부당 대우 등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점령지나 러시아 영토로 강제이송된 우크라이나 아동은 지난달 현재 1만6000여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독립조사위원회는 이외에도 부당한 즉결 처형과 살해, 성폭행 등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다수의 인권침해 사례들을 수집했다. 독립조사위원회가 파악한 내용 중에는 우크라이나군이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정황도 포함됐다. 강제실종 및 자의적 구금 91건이 파악됐으며, 구금시설 내 고문이나 부당 대우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