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소방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직 공무원들까지 산불 진화에 동원된 가운데 이중에서도 여성 공무원들만 산불진화 비상근무 소집에서 제외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직장인 익명성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같은 현실을 지적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블라인드로부터 공무원 인증을 받은 A씨는 “아까는 여직원은 퇴근시키더니 내일은 남자직원만 모이라한다”라고 토로했다.
A씨가 올린 게시물에는 “내일 산불비상근무에 본청의 남자 직원만 주차장으로 오전 6시까지 버스에 탑승바란다. 부서별 착출인원은 별도로 통보할 예정이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캡처돼 첨부됐다.
다른 공무원 B씨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게시물에는 “산불현장에 비상대기중인 여직원 및 집결중인 여직원은 귀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캡처돼 올라왔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산불 났는데 공무원 분들 서로 차별 하는건 너무하다”며 “산불이 났는데 정부에서 남녀 차별을 한다. 누구든지 가서 빨리 산불을 꺼야 되는건 아닌가”라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댓글을 달았다.
이에 매일경제에 따르면 이날 한 대전시 관계자는 “남녀의 구분없이 산불 현장이 급격한 경사와 함께 위험한 지역이라 신체적으로 체력 소모 등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려했다”며 “산 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하는 작업이고 필요한 인원도 전직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현장에 투입 가능한 인원들을 뽑다보니 상식적으로 결정된 일”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지난달 7일에도 한 소방공무원은 블라인드를 통해 “일주일넘게 산불끄고 있는 공무원인데 산불발생하고 일주일넘게 산에 올라가는거 남직원이 95퍼센트 이상”이라며 “여자는 계속 사무실에서 상황근무랍시고 따뜻한 사무실에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직접 항의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렇게 했을 때 내 이미지가 나빠질까봐 우려돼 여기에 호소해본다”며 “양성평등이 엄청 중요해진 시대에 과연 이게 합리적인 방법인가”라고 토로했다.
한편 전날 오전 11시쯤 충남 홍성과 대전에서 산불 3단계 규모의 화재가 발생해 산림 당국이 현재까지도 진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