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은 세 곳 이상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였다. 자영업 대출 규모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 정부의 상환 유예 조치도 끝나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은 1019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전체 신용활동인구의 약 2.4%인 차주 100만명으로 구성된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식별했다.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한 뒤 전체 차주로 환산해 대출 규모를 분석했다.
자영업자 대출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전체 자영업 차주 중 56.4%는 가계대출을 받은 금융 기관이나 대출 상품 수가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였다. 일반적으로 다중채무자는 빚을 ‘돌려막기’하는 경우가 많아 부실 채무자로 분류된다. 여기에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차주에게 2020년 4월부터 제공해 온 상환 유예 조치는 오는 9월로 종료된다. 9월부터는 자영업자가 원리금 상환에 나서야 하는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2021년 8월부터 현재까지 3%포인트 인상해 갚아야 할 금액도 급격히 늘어난 상황이다. 자영업 대출자가 ‘금리 인상 충격’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연체율 상승, 대출 부실 등 금융권에 다양한 부작용이 생길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상환 유예 및 만기 연장 종료 후 (자영업자 대출 부담이) 심화하면서 은행권 부실 위험이 커질지에 대한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