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서울 현충원에 참배할 예정이었던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27)가 돌연 일정을 취소하고 다시 광주에 방문할 계획을 내놨다.
5일 공법단체 5·18 민주화 운동 부상자회는 전우원씨가 현충원 참배 일정을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며 전씨 명의 입장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전씨는 내달 5·18진압군 중 27명의 순직자가 묻혀있는 서울 현충원을 찾아 5·18단체, 특전사동지회와 합동 참배할 예정이었다.
전우원씨는 입장문을 통해 다음주 월요일인 4월10일부터 광주에 다시 내려가 상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함께 선량한 광주 시민과 ‘오월어머니’들의 아픔·상처를 보듬어드리고 계속 저와 가족의 죄를 사죄드리고 회개·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상처와 한이 너무나도 깊으심을 알고 있다"며 "제가 한두번 찾아뵌다고 43년간의 고통 속에 응어리진 그분들의 마음이 풀어질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너무 늦게 찾아뵈서 죄송하고 어찌보면 정말 당연한 행위를 하는 것인데도 이를 좋게 봐주시고 용서와 화답으로 저를 맞이해주신 광주 시민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할아버지인 전 전 대통령의 명령을 받고 5·18 작전에 투입됐던 군인들에 대한 사과도 했다.
전우원씨는 "저의 할아버지 때문에 두려움에 떨며 군부의 부당한 지시를 강제적으로 따르고 복종해 트라우마 속에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이 지내시고 계신 시민분(군인)들이 고통 속에 살아가심을 알고있다"며 "진정한 가해자는 저희 할아버지와 군 수뇌부인데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분들끼리 분란이 일어나고 상처가 깊어짐에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5·18 민주화 운동 피해자, 유가족의 한을 다 풀어드리고 나서 5월의 아픔을 같이 겪으신 모든 피해자의 마음을 어루만져드리고 싶다"며 "충분히 시간을 갖고 추후에 현충원에도 방문해 화합의 의미의 참배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다시 한번 저희 할아버지로 인해 43년이나 되는 세월 동안 깊은 상처와 아픔 속에 고통받으며 살아가신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며 "화합 후에는 모두가 힘을 합쳐 5·18의 진정한 가해자인 저희 할아버지와 군 수뇌부의 죄를 밝혀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