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만난 조순용 한국TV홈쇼핑협회장은 “홈쇼핑의 위기는 미디어업계의 위기”라며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전체 미디어·유통 산업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홈쇼핑 기업이 방송미디어산업에서 담당하고 있는 역할을 이해하고, 대안이 없는 지금 역할을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조 회장과의 일문일답.
―TV홈쇼핑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나.
―지원이 필요한가.
“TV홈쇼핑은 방송 관련 심의·규제와 유통 관련된 규제를 다 받고 있다. 사안에 따라 다른 규제가 적용돼 곤란할 때가 있다. 업계에서는 규제가 일원화됐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한다.”
―홈쇼핑의 위기는 미디어업계의 위기라고 했다. 의미는.
“홈쇼핑사들이 내는 송출수수료는 케이블TV, 인터넷TV(IPTV) 재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홈쇼핑이 철수해 송출수수료가 사라지면 그 비용을 댈 다른 대안이 아직 없다. 수수료가 높은 채널에서 빠지는 것을 검토한 회사도 있었으나 이런 이유로 방송사와의 협의 과정에서 그러지 못했다.”
―지난해 송출수수료 관련 갈등이 불거졌고, 3월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나.
“수면 아래 있던 문제가 드러나 해소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동안 정부는 사기업 간의 계약 관계라는 입장으로 개입하지 않았으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정성적인 부분이 줄고 정량적 기준으로 수수료를 산정하도록 개선했다. 올해 논의에 어떻게 반영될지 지켜볼 것이다. 협의가 안 됐을 때 가동되도록 한 대가검증협의체도 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케이블TV 업계에선 홈쇼핑업체가 임의로 수수료를 깎는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IPTV 가입자가 케이블TV 가입자를 추월하면서 조정을 했다. 재작년에는 그래도 작은 폭이나마 수수료를 올렸으나 이익을 내지 못하니 홈쇼핑도 힘들어졌다.”
―어떻게 해야 하나.
“홈쇼핑만의 문제는 아니다. 케이블TV의 하락,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등장 등 미디어 환경 자체가 엄청나게 변했다. 큰 틀에서 현 상황을 직시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홈쇼핑은 품질 좋은 상품을 가성비 있게 소비자에 전달하고, 중소기업의 성장에 기여했다. 한국 유통의 건강한 축을 구축했다. TV홈쇼핑이 하는 역할과 책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상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쇼호스트 논란이 발생했다. 재발 방지 대책은.
“생방송이다 보니 생각지 못한 일이 발생하곤 한다. 다만, 잘못은 잘못으로, 실수는 실수로 판단해야 한다. 업계가 굉장히 신경 쓰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각 회사에서 사전·사후 심의를 하고, 교육도 한다. 한 회사는 심의 담당 직원만 30명이 넘는다. 협회 차원에서 교육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