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3월23일∼4월20일)과 출애굽을 기념하는 유대인 최대 명절 유월절(4월5일∼22일)이 겹치는 시기에 이스라엘이 안팎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날 저녁 시리아에서 이스라엘 골란고원을 향해 최소 6발의 로켓이 발사됐다. 이 중 3발은 골란고원 내에 떨어졌고, 나머지는 시리아 영토에 떨어졌다.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은 9일 대포와 드론을 이용해 시리아의 로켓 발사대를 타격했다. 이어 전투기가 시리아 내 군 기지와 레이더 등을 겨냥해 보복 공습을 가했다.
1967년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한 골란고원은 양측 영토분쟁 지역인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해 논란이 되는 곳이다.
시리아의 로켓 공격은 지난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에 이은 것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경찰이 4일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교·유대교 공동 성지 알아크사 사원에 이스라엘 경찰이 진입해 폭죽을 쏘고 돌을 던지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강경 진압한 데 격분해 5일 가자지구에서 로켓탄 10여발을 쏘아 올렸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보복 공습했다.
지난 6일에는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북부로 최소 34발이 발사됐고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레바논 내 거점 등을 상대로 공습을 감행했다.
주변 아랍 무장단체의 공격에 이스라엘이 보복 공습과 포격으로 맞대응하면서 ‘중동의 화약고’에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시리아 내전 당시 멀어졌던 수니파 하마스와 시아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이라는 공통의 적 앞에서 관계를 회복한 것은 “분쟁에 새롭고 위험한 차원을 추가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애꿎은 민간인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7일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차량 돌진과 총격이 발생해 이탈리아 관광객 1명이 숨졌다. 부상자 7명도 관광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서안지구에서는 영국계 이스라엘인 자매가 팔레스타인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라마단·유월절·부활절이 겹치는 9일을 앞두고 이같이 긴장이 고조되자 이스라엘 경찰청장은 총기 면허가 있는 모든 이스라엘인에게 무기를 소지하라고 당부했다. 또 예루살렘 ‘통곡의 벽’ 등에 수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2000명 이상의 경찰을 배치했다.
이런 가운데 8일 텔아비브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의 ‘사법정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려 1000명 이상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