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칸쿤(Cancun) 해변에서 즐거운 관광객과 무장한 군인이 함께 있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칸쿤은 ‘카리브해의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지상낙원’으로 일컬어지며 국내에서도 대표 여행지이자 신혼여행지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곳에 많은 수의 무장 병력이 배치됐다. 현지 매체 엘파이스에 따르면 8일(현지시각) 멕시코 정부는 부활절 기간 치안 강화를 위해 주요 관광지에 군사 병력 8000명 이상을 배치했다. 군인 약 4700명은 주요 해안에, 3800명은 주요 도로를 경비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 같은 조치는 얼마 전 칸쿤과 아카풀코 등의 휴양지에서 최소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력 사건 때문이다. 현재 부활 주간으로 관광객이 많이 몰린 지난 주말부터 16일(현지시각)까지 군 주둔은 계속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주 국방부 장관 루이스 크레센시오 산도발은 헬기 6대, 순찰차 755대, 트럭 377대, 보트 10척, 사륜구동차 45대도 곳곳에 배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군은 14개 공항과 42개의 버스 정류장 등에서도 보안을 강화한 상태라고 한다.
EFE통신에 따르면 멕시코는 부활 주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이 유입되는 나라 중 하나다. 멕시코 정부는 이번 부활 주간 동안에도 약 1600억페소(한화 약 11조원) 정도의 관광 수입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 가운데 치안 문제가 제기되자 킨타나루 주 정부는 치안 강화 홍보를 위해 제복을 입고 완벽하게 무장한 군인들의 다수 사진을 SNS에 올렸다.
앞서는 2021년 칸쿤과 그 주변 지역에 주 방위군을 영구 배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약 밀매 등 조직범죄 폭력이 증가하고, 칸쿤의 치안 상황이 최근 몇 년간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가게도 해가 지고 난 오후 8~9시면 문을 닫는다.
다만, 폭력과 안전 문제는 아직까지 현지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활 주간 이미 호텔 예약은 거의 꽉 찬 상태라고 엘파이스는 보도했다.
칸쿤과 아카풀코에서의 살인 사건 이후 국가관광사업협의회(CNET)는 당국에 “국가의 관광지가 지역 주민과 국제 관광객 모두를 위한 개인적 사회적 안전의 공간이 되도록 보장하라”면서 “국가와 관광지가 폭력과 불안한 환경에서 계속해서 살 수 없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보안에 강화해 줄 것으로 요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