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약·총기 첫 동시 밀수 범죄까지, 특수본 상시 가동하라

신종 마약 범죄 확산세 심상찮아
檢 마약 수사권 뺏은 민주당 책임
강도 높게 단속해 범죄 근절해야

최근 잇따른 마약 범죄로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검찰이 마약과 총기류를 몰래 들여온 밀수사범을 체포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약판매상 장모씨가 필로폰 3.2㎏(10만명 동시 투약분)과 45구경 권총 1정, 실탄 50발, 가스발사식 모의권총 6정을 이삿짐으로 위장해 국내로 반입했다고 한다. 국내에서 마약과 총기 동시 밀수를 적발한 건 처음이라 충격적이다. 강남 납치·살인 사건에 마약이 사용되고, 대치동 학원가가 마약 음료 사건으로 발칵 뒤집힌 데 이어 권총까지 몰래 들여오는 등 신종 마약 범죄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국민은 불안하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사범 수는 1만8395명으로 사상 최다 규모였다. 올해 1∼2월 마약 사범은 2600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이었던 전년 동기에 비해 비해 32.4%나 증가했다. 온라인 마약 거래가 활성화하며 주부, 학생, 공무원 등을 가리지 않고 마약이 유통되고 있는 탓이다. 검찰은 장씨가 밀반입한 필로폰 물량이 상당한 만큼 LA 한인 마약 조직·국내 유통 조직이 배후에 있다고 보고 추적 중이다. 2015년 ‘마약 청정국’ 지위를 상실한 이후 마약과 보이스피싱 조직이 결합한 사건 등 신종 마약 범죄가 판을 치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다.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문재인정부는 검찰의 마약 수사권을 박탈해 ‘마약 범죄가 임계점을 넘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전국적으로 시행령에 의한 검찰 직접 수사 부분 현상이 있다면, 수사를 받는 분은 민주당에 신고해 달라”고 했다. 마약 수사를 약화시킨 데 대한 반성은커녕 검찰이 직접 수사하면 신고하라는 건 어이가 없다. 지금이 그리 한가한 때인가. 민주당이 진정 민생을 앞세우는 정당이라면 국회에 계류 중인 ‘마약수사청’ 신설 법안에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수사·교육 당국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어제 범정부 차원의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특수본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이 공동본부장을 맡고, 검찰·경찰·관세청의 마약 수사 전담 인력 840명이 참여한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특수본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수사 착수 단계와 재판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수사를 지원해야 한다. 강도 높은 수사로 일상에 침투한 마약 범죄를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특수본은 일시적이 아니라 상시 가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