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목포종합경기장 신축공사 시공사’ 남양건설, 관급자재 수의계약 개입 의혹

업체에 견적 요구 뒤 낮은 가격 종용
남양측 추천 업체만 최종 선정 ‘뒷말’
물품 구매 지역중기는 외면 지적도

전남 목포종합경기장 신축공사 시공사인 남양건설이 관급자재 수의계약에 따른 비교견적을 받는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발주처인 목포시가 계약의 주체임에도 남양건설이 업체로부터 사전 견적을 받고 추천한다는 의혹이 일면서다.

남양건설 본사 전경.

12일 목포시 등에 따르면 설계도면상 총 사업비 1148억원이 투입되는 목포종합경기장은 지상 3층, 연면적 2만6468㎡, 관람석 1만6468석 규모로 올 6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10월 전국체전 개·폐회식과 육상 경기가 열릴 예정인 목포종합경기장의 현재 공정률은 85%를 웃돌고 있다.

웬만한 골조 공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전기·통신·기계·발전기·소방 등 각종 연계 공정을 이어가기 위한 관급자재를 구매하기 위해 수의계약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수의계약을 두고 일부 업체에서 1차로 사전 비교 견적을 받은 뒤 재차 더 낮은 가격으로 제시하도록 요구하거나 종용하면서 결국에는 남양에서 추천받은 업체에 계약 체결이 이뤄지고 있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남양건설 측이 감리에 검토보고서를 올리기 전에 ‘입맛에 맞는’ 업체를 1차로 선정한 뒤 다시 다수의 업체로부터 비교견적을 받아 보고서를 꾸미고 있다는 것이다.

견적을 제출했던 업체 한 관계자는 “남양 측에서 견적을 요구해서 적정 가격의 견적을 보냈지만 얼마 후 또다시 더 낮은 가격의 2차 견적을 요구해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는 “두 번에 걸쳐 견적서를 제출하고 열심히 영업했지만 결과는 남양건설에서 추천을 받은 업체가 최종 결정됐다는 걸 뒤늦게 알게 돼 상심이 컸다”고 아쉬워했다.

물품 구매하는 과정에서 지역중소기업 제품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급자재의 경우 ‘지역중소기업 육성 및 혁신촉진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소기업의 제품판로 확보와 공공기관 등의 우선구매를 위해 조달 우수제품이나 특허제품 위주로 수의계약이 이뤄지는데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목포종합경기장. 목포시 제공

앞서 턴키 일괄 입찰 방식으로 따낸 목포종합경기장은 시공사에서 제출한 설계대로 물품·자재 등을 구매해야 하지만 물품 식별번호가 없는 경우 시방서와 물품 성향에 따라 관급자재 수의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계약은 남양건설이 품목별 업체를 선정해 감리한테 관급자재 발주요청 공문을 보내면 감리는 이를 토대로 검토보고서를 작성한 뒤 목포시 회계과에 제출하면 구매하는 형식이다.

남양건설 측은 “수의계약 대부분은 총액 입찰로 선정이 이뤄지고 있고 계약의 주체는 발주처인 목포시에 있다”며 “업체 2∼3곳에서 예정 가격을 제시하면 그 기준으로 감리에 검토보고서를 요청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남양건설은 2019년 턴키 일괄 입찰 방식에서 업체 4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 공사비 765억원에 낙찰을 받아 시공업체로 선정됐다. 이후 물가변동에 따른 사업비 조정으로 목포시와 설계변경을 통해 총 공사비는 840억원으로 증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