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추, 금달걀, 금양파…’ 물가가 크게 오를 때 품목의 맨 앞에 붙는 단어는 금이다. 인류에게 금은 예로부터 부의 상징이었다. 희소성 때문에 모든 화폐가치의 기준이 됐다. 금을 얻으려는 인류의 욕망은 전쟁과 약탈로 이어졌다. 1492년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향하는 항해일지에 ‘황금을 갖는다는 건 영혼의 천국행을 도와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썼다고 한다. 1532년 스페인의 잉카 제국 침공도 금을 노린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값싼 금속에서 인공적으로 금을 만들려는 연금술이 아랍과 중세 유럽에 유행했다. 19세기에는 금 매장량이 많은 곳으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골드러시’가 일어났을 정도다.
최근 금값이 미친 듯이 치솟고 있다. 크레디스위스(CS)·도이체방크 등의 유동성 우려가 불거진 이후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은행마다 투자목적의 골드바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을 정도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금은 지하경제의 대명사였다. 무자료 거래를 통한 탈세의 온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2014년 한국거래소(KRX)에 금거래소까지 만들어졌다. 지난해 KRX 금시장 거래량과 거래금액도 각각 20t, 1조3000억원을 넘을 만큼 한국인의 금사랑은 유별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