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관계를 거부해 배우자로부터 이혼 소송을 당하게 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소송을 앞둔 부인은 통장에 있는 자신의 돈을 수차례 출금해 남편이 모르는 누군가에게 송금했다.
지난 1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생활 5년차라는 A씨의 제보가 소개됐다.
A씨에 따르면 그는 경제적 부담과 직장 생활에서 오는 피로감 등으로 아이를 갖기 위한 부부관계를 그동안 피해왔다.
출산을 원하던 부인 B씨는 지속적으로 관계를 요구했지만, A씨는 회사를 핑계로 계속 거부해왔다. 그러자 부인은 1년 전 ‘변화가 없으면 이혼하겠다’고 경고했고, 결국 최근 이혼 소장을 받게 됐다.
평소 부인과 은행 계좌 비밀번호를 공유해오던 A씨는 그동안 B씨가 누군가에게 돈을 지속적으로 이체한 내역을 확인했다. 돈을 받은 이들은 A씨가 모르는 이들이었으며, 심지어 천만원 단위의 거액이 송금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따져 묻자 아내는 ‘지인에게 빌려준 것’, ‘빚을 갚은 것’, ‘가상화폐에 투자한 것’ 등의 이유를 댔지만 정확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전언이다.
A씨는 “이혼 소송을 앞두고 부인이 재산 분할 금액을 줄이기 위해 돈을 고의로 출금한 것 같다”며 “아무 대안도 세우지 못한 채 꼼짝없이 이혼을 당해야 하는 거냐”고 토로했다.
이 사연에 김혜은 변호사는 “부부간 성 문제는 은밀한 영역인 만큼 당사자들 간에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성관계 거부에 대해 부부가 (정신과 등에서) 전문적 치료와 조력을 받는 등 관계 개선 가능성이 있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본다”면서도 “성관계를 결혼 생활의 본질적 요소로 보면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성적 기능의 문제로 정상적 성생활 자체가 불가능하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 생활의 피로감이라는 이유는 5년 간 성관계를 거부한 정당한 이유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혼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혼 소송시 배우자가 재산 분할을 줄이기 위해 재신을 숨기는 시도에 대해 김 변호사는 “소송을 제기하는 쪽에서 소장 접수 전 상대 재산에 대해 가압류 또는 가처분 신청을 할 수 있다”며 “상대가 이미 재산을 숨긴 뒤라도, 법원은 해당 재산을 상대가 여전히 보유 중인 것으로 판단해 분할 대상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석연치 않은 현금 지출 정황을 발견하면 법원이 석명 명령 요청을 할 수 있다”며 “은닉 재산 규모가 크고 수법이 치밀하다면 사해행위 취소 소송이나 강제집행 면탈죄에 의한 형사 고소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