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치러졌던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채점 결과가 공개됐다. 한 해의 첫 고3 모의고사인 3월 학평은 수험생들이 자신의 학력 수준을 가늠하고 앞으로의 대입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이다. 이번 학평에선 영어가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국어 ‘언어와매체’, 수학 ‘미적분’ 쏠림현상도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업체들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문·이과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구도라고 내다봤다.
◆국·수 선택과목 쏠림 심화
23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통합수능 3년 차인 올해 3월 학평은 국어·수학영역의 특정 선택과목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수학에서 미적분 선택 비율은 43.5%로, 지난 3년간 3월 학평(2021년 33.7%, 2022년 39.1%) 중 가장 높았다. 통합수능 이후 미적분 선택 비율은 본수능에서도 2022학년도 39.7%, 2023학년도 45.4%로 증가 추세다. 3월 학평에서의 미적분 선호 현상이 이어진다면 11월 본수능에서도 전년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종로학원은 이번 학평에서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을 미적분 159점, 확률과통계 150점으로 추정했다. 미적분 만점자는 확률과통계 만점자보다 9점 더 높은 점수를 받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는 2021년과 2022년 3월 학력평가(7점 차)보다 벌어진 것이다.
국어의 경우 언어와매체 선택 비중이 37.6%에 달했다. 역시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후 3년간 치러진 3월 학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언어와매체 선택비율은 2021년 26.4%였으나 2022년 34.7%였고 이번에 2.9%포인트 더 올랐다. 실제 수능에서는 2022학년도 30%, 2023학년도 35.1%였다.
언어와매체는 화법과작문보다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표준점수를 얻을 수 있어 특히 이과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선택 비중이 높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언어와매체 146점, 화법과작문 143∼144점으로 2∼3점 차이가 난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는 지난해 3월 학평(5점 차)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치다.
종로학원은 “대부분의 이과생이 표준점수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언어와매체, 미적분에 쏠리는 현상이 심화해 문과와 이과 점수 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상태로서는 수능에서도 문과 교차지원 등 통합수능에 따른 선택과목 간 유불리가 더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영어·탐구는 어렵게 출제
이번 3월 학평의 또 다른 특징은 영어와 탐구영역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영어의 경우 90점이 넘어 1등급을 받은 비율은 1.98%에 그쳤다. 이전 학평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은 2021년 3.7%, 2022년 3.4%였다. 수능에서는 2022학년도 6.2%, 2023학년도 7.8%로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됐던 만큼 수험생에게는 이번 시험이 더욱 어렵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지난해 3월 학력평가보다 응시자는 5420명 증가했으나 1등급 인원은 4337명, 2등급 인원은 9037명 감소하는 등 무척 어려웠던 시험이었다”고 평가했다. 5등급까지 감소한 인원은 2만7000명이 넘는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과목별로 편차는 있지만, 대체로 지난해 3월 학평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사탐의 생활과윤리 표준점수 최고점은 81점으로 전년(76점)보다 5점 올랐고, 윤리와사상도 1년 새 84점에서 86점으로 2점 더 올랐다. 과탐의 경우 지구과학Ⅰ의 최고점이 전년 74점에서 올해 82점으로 크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탐구영역에서 과탐을 선택한 비율은 47.2%로, 최근 3년간 학평(2021년 43.8%, 2022년 45.3%) 중 가장 높았다.
3월 학평은 수능과 출제 범위가 다르고, 재수생 등 ‘N수생’은 치르지 않아 실제 수능 성적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3월 학력평가 성적이 수능 성적이라고 속단해선 안 되고 가늠자 정도로 봐야 한다”며 “성적표에 있는 정오표를 중심으로 자신의 취약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이후 학습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