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열리는 中시장… 글로벌 수출길 뚫을 기대작 쏟아진다 [활기 되찾은 국내 게임산업]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 中 사전예약
인기순위 1위에 프로모션 영상도 큰 관심
TV 애니메이션 제작 돌입 등 IP 확장 지속

엔씨소프트 ‘쓰론 앤 리버티’ 선봉장 세워
왕좌 등 3가지 방향성에 이용자 선호 반영
아마존게임즈와 손잡고 북미·유럽 등 공략

넷마블 ‘모두의마블2’ 中시장서 기대감 커
전략 보드게임 강화하고 메타월드도 구현
제2의 나라 등 게임 5종도 경쟁요소 극대화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선봉체험 시작
2022년 ‘스팀’ 출시 후 동시 접속자 1위 기록
‘에픽세븐’도 연내 출시 목표로 사전 작업

글로벌 게임 시장이 올해 들어 활기를 띠면서 게임사들이 분주해졌다. 특히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중국 정부가 외자판호(해외 게임 현지 서비스 허가권)를 발급해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한한령으로 한동안 막혔던 중국 시장 문이 조금씩 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게임사들은 중국 현지 출시를 본격화하는 한편,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게임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게임 라인업을 점검하고 있다. 게임사들의 글로벌 전략과 기대작들을 소개한다.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로 중국 공략

넥슨게임즈는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블루 아카이브’로 중국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16일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으로부터 판호를 발급받은 뒤 같은 달 31일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블루 아카이브 중국 공식 홈페이지와 비리비리, 탭탭 등 주요 앱마켓 플랫폼에서 사전예약을 진행 중인데, 예약 개시 당일 하루 만에 약 30만명의 사전예약자를 확보했고, 지난 19일에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비리비리와 탭탭에서는 사전예약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전예약 개시와 함께 공개한 블루 아카이브의 첫번째 프로모션 영상은 4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약 2만건의 댓글이 등록되는 등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의 중국 서비스 명칭은 ‘울람당안(蔚??案)’이다. 중국 지역 서비스는 글로벌 게임기업 ‘요스타’의 자회사인 ‘상하이 로밍스타’가 맡는다. 블루 아카이브는 플레이어가 다양한 학원 소속의 학생들을 이끌며 도시에서 발생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서브컬처 게임이다. 서브컬처 게임은 흔히 미소녀, 미소년,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풍이 가미된 게임을 말한다. 2021년 2월 일본, 같은 해 11월 한국, 북미, 태국 등 중국을 제외한 237개국에서 출시됐다. 일본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 최고매출 순위 1위 성과를 거뒀다. 블루 아카이브 TV 애니메이션 제작에 돌입하는 등 지식재산권(IP) 확장도 지속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애플 앱스토어 최고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인기게임상과 ‘구글플레이 2022 올해를 빛낸 수상작 어워드’ 올해를 빛낸 인기게임을 수상했다.

 

◆넷마블: 모두의마블2 인기…5종 중국 진출

넷마블은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을 겨누고 있다. ‘석기시대: 각성’ 등 게임 5종은 중국에서 판호를 발급받아 기대를 높이고 있다.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는 지난 19일 한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해외 시장에서 먼저 선보였다. 전 세계 2억명이 즐긴 캐주얼 보드게임 ‘모두의마블’ 후속작이다. 전작의 전략 보드게임을 강화하면서 실제 지적도 기반 메타버스 공간인 메타월드를 게임 내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 무료게임 부문 대만 1위, 태국 1위를 기록했다.

중국 판호를 획득한 게임은 △제2의 나라 △A3: 스틸얼라이브 △신석기시대(스톤에이지 IP 작품) △석기시대: 각성(스톤에이지 IP 작품) △샵 타이탄 5종에 이른다.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A3: 스틸얼라이브는 고유의 경쟁요소를 극대화하고, 신석기시대는 중국 게임사가 직접 개발해 현지에 최적화된 버전으로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제2의 나라와 석기시대: 각성은 중국 기업 텐센트가 개발과 배급 및 유통을 맡는다. 샵 타이탄은 중국 판호 획득 전 현지에서 테스트를 진행했고, 좋은 성과를 거둬 별도의 현지화 없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A3: 스틸얼라이브와 샵 타이탄, 신석기시대는 오는 2∼3분기 사이, 제2의 나라는 4분기 중국 시장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넷마블은 “각 게임은 장르 및 게임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현지화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진행되고 있어 흥행 여부가 긍정적으로 점쳐지고 있다”고 기대했다.

 

◆엔씨소프트: 북미·유럽 진출 선봉장 TL

엔씨소프트는 올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PC·콘솔 차세대 MMORPG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왕좌와 자유·이하 TL)’를 선봉장으로 내세웠다.

TL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전투와 경쟁을 벌이는 ‘THRONE(왕좌)’ △환경이 살아있는 세계에서 모험과 자유를 만끽하는 ‘LIBERTY(자유)’ △국가와 세대 등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하는 ‘AND’ 세 가지를 방향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TL은 글로벌 이용자 선호도와 다양한 플레이 경험을 고려해 플레이어 대 플레이어(PvP)와 플레이어 대 컴퓨터·환경(PvE) 비율을 적절히 어우러지도록 설계했다.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엔씨는 아마존게임즈와 손잡고 북미, 남미, 유럽, 일본 등에 TL을 선보인다. 서비스 노하우를 가진 한국, 대만 등은 엔씨가 직접 서비스한다.

TL은 이용자와의 소통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TL 트레일러 영상을, 9월 ‘사내테스트 스케치 영상’에서는 메인 콘텐츠인 공성전과 탐험, 사냥 등을 공개해 의견을 모았다. 김택진 CCO(최고창의력책임자)가 영상을 통해 TL의 개발 철학과 서비스 방향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엔씨는 인공지능(AI) 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끈다.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고 싶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3월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GDC 2023’에서 공개한 디지털 휴먼 ‘TJ Kim’은 김 CCO를 게임 캐릭터 콘셉트로 제작한 것으로, 평소 표정과 목소리, 말투를 그대로 재현했다. 엔씨는 디지털 휴먼을 게임이용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켜 게임 실재감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 중국서도 흥행 기대 ‘로스트아크’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12월 PC MMORPG ‘로스트아크’와 모바일 수집형 RPG ‘에픽세븐’에 대해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를 받고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스트아크는 한국은 물론 서구 시장에서도 흥행을 거둔 게임이다. 지난해 2월 세계 최대 게임플랫폼 ‘스팀’에 출시한 직후 동시 접속자 132만명을 돌파하며 MMORPG 역대 1위 기록을 세웠다.

로스트아크는 중국에서 지난 12일 ‘선봉체험’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단일 서버에서 사전 접수된 제한된 인원만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생소한 중국만의 서비스 방식이다. 결제가 가능하며, 플레이 데이터도 지속 유지되는 점이 특징이다. 선봉체험에서 4가지 직업군과 8개 대륙, 핵심 콘텐츠인 레이드 보스 등을 선보인다.

에픽세븐은 연내 정식 출시를 목표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브컬처 장르인 에픽세븐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최고 수준의 그래픽과 깊이 있는 세계관 설정과 서사, 매력적인 캐릭터가 특징이다. 지난달 30일 중국 사전예약에 들어갔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 현지 파트너사로 텐센트, 즈룽게임과 손잡고 각각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두 게임의 중국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 게임이용자들은 로스트아크와 같은 MMORPG 선호도가 높아서다. 무엇보다 로스트아크는 높아진 이들의 눈높이를 충족할 수준의 국산 게임으로 평가된다. 실제 현지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는 로스트아크 선봉체험 방송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에픽세븐은 최근 중국에서 서브컬처 인기가 높고, 서브컬처 게임은 이용자 충성도가 높다는 점이 기대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