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복 같은 소리/비정규직 노동자 44인/동녘/1만8000원
정규직 그리고 비정규직. 같은 노동자이지만 이 하나로 많은 것이 갈리고 심지어 정규직 노동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아랫사람처럼 대하기도 한다.
제습기와 가습기를 만드는 공장에서 파견직으로 일한 김현정씨는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다른 취급을 받았다. 추운 겨울 작업복은 정규직 노동자들만의 몫이었고, 쉼터도 좋은 자리는 정규직 차지였다. 월급도 적게 받았지만, 파견직 중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누군가는 잔업은 물론 심야근무도 마다치 않고 열심히 일했다. 그래야만 정규직 추천을 받을 수 있어서다.
백화점 주차도우미 황금별씨. 그는 퇴근길 노동의 대가인 월급 140만원 중 30만원이 육체노동에 대한 값이고, 나머지는 눈물 값인 것 같다고 생각하며 울었다. 여성인 주차도우미의 무한 미소는 주차하는 데 한두 시간 이상 걸리는 고객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역할로 그들은 ‘안 된다’는 말을 할 수 없다. 황씨는 주임의 지시로 아무 잘못 없이 주차 수신호를 하는 직원과 실랑이가 붙은 우수 고객에게 사과까지 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