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처음 등장했을 때 화가들 반응은 싸늘했다. 사진이 기계의 산물이기에 예술이 아니라는 점에서였다. 인간이 고뇌하며 손으로 만든 회화처럼 정신의 산물이 아니라는 비난도 쏟아냈다.
그래서 사진가들은 회화를 최대한 모방하려 했고, 사진 자체의 속성을 부정하려 했다. 사진의 동시적 재현 방식을 버리고, 회화의 순차적인 제작 과정을 모방하려 했다. 사진 촬영과 인화 과정에서 순차적인 조합 효과를 시도했다. 선명한 이미지를 담아내는 사진의 속성을 버리고, 의도적으로 흐리게 만드는 방법도 택했다. 사진 이미지가 현실세계가 아닌 정신세계의 상징이라는 신비적인 효과에도 매달렸다. 이것이 이른바 20세기 초의 회화주의 사진이다.
에드워드 스타이컨의 이 사진이 회화주의 사진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스타이컨이 조각가 로댕과 그의 작품 ‘빅토르 위고’와 ‘생각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회화적 효과를 시도했다. 흐릿한 이미지로 만든 ‘빅토르 위고’ 앞에 앉아 고민하는 로댕의 사진과 ‘생각하는 사람’을 찍은 사진을 합성해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었다. 흐릿한 이미지로 신비적인 느낌을 주었고, 로댕이 다른 작품 ‘생각하는 사람’과 마주하는 것처럼 효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