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등 외교안보에 집중했던 워싱턴 일정을 마치고 보스턴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체류 기간 숙소로 제공된 ‘블레어하우스’(영빈관)를 떠나며 방명록에 “정성스러운 환대에 감사합니다. 트루먼 대통령께서 70년 전 한국의 자유 수호를 위해 역사적 결단을 내리신 블레어하우스에서의 뜻깊은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트위터에서도 영문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를 향해 “따뜻한 환대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위대한 동맹과 위대한 국민의 안정되고 밝은 미래를 위해 함께 갑시다“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윤 대통령 부부가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출발하기 직전 사진첩 선물을 보냈다. 윤 대통령 부부의 3박4일간 워싱턴 여정을 담은 사진과 함께 친필 메모를 동봉했다. 메모에는 “윤 대통령님 내외분의 미국 방문은 저희에게도 진심으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양국 간 그리고 우리들 사이의 우정이 더욱 증진되기를 고대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김 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연설이 끝난 직후 에드 마키 상원의원 등 의원 30여명이 윤 대통령에게 사인 요청을 하고, 가족 중 한국전 참전용사가 있는 의원들도 대통령에게 다가와 각별한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윤 대통령이 한동안 미 의회 본회의장 안에 머물러야 했다”며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은 (윤 대통령의 전날 백악관 만찬을 거론하며) ‘그렇게 좋은 가수 음성을 보유하고 계신지 몰랐다’고 덕담을 건넸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백악관 만찬에서 1970년대 빌보드 히트곡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하며 화제를 모았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공동 주최하고 윤 대통령이 참석한 이날 오찬에서도 전날 노래 장면이 거론됐다. 이날 오찬에선 재즈 뮤지션 허비 행콕과 다이안 리브스가 공연을 선보였다. 블링컨 장관은 이에 “어젯밤 윤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를 노래해 모든 사람을 웃게 만들고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며 “(오늘 오찬에서도) 또 다른 공연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여기 두 명의 위대한 미국 음악가들과 함께 공연을 이어가시라”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한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에 앞서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이자 ‘세컨드 젠틀맨’으로 불리는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와 환담을 나눴다. 김 여사가 “해리스 부통령은 모든 여성의 선망의 대상일 정도로 대단하신 분”이라고 말하자, 엠호프 부군은 “여성으로서 중요한 사회적 직책을 맡고 있는 것 자체가 많은 여성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준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와 미국 스미스소니언 재단의 양해각서(MOU) 체결식에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보스턴 일정을 끝으로 29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