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 성향 ‘친낙(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3선 정치인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신임 원내대표 당선 후, 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강성 지지층 특히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부 나오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 지지자 등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민주당 의원들 대체 뭔가’ 등 박 신임 원내대표 당선 이후 민주당을 겨냥한 비판이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당원들이 이재명 대표에게 몰표를 주니 반발심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라며 “공천권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그런 거냐”라는 글을 올렸다. 다른 누리꾼은 “결선 투표 없이 과반 득표라니 심각한 문제 아닌가”라며 불만을 토해냈다. 박 신임 원내대표가 사령탑에 오르면서 ‘민주당의 앞날이 우울해졌다’고 주장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의원총회 결과에 분노한 듯 ‘기명투표로 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까지 나온다.
박 신임 원내대표를 ‘왕수박’이라 부르며 비꼬는 글도 보인다.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의 ‘수박’은 이 대표 측 지지자가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 그 측근 등 ‘비명(비이재명)계’를 통틀어 비난할 때 사용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박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재석 의원 169명 중 과반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후보자들의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쓴맛을 봤던 박 신임 원내대표는 ‘재수’ 끝에 거대 야당의 원내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모든 의원들과 함께 이기는 ‘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포부를 밝힌 박 신임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정책에는 사람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국정 운영의 기조를 사람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독선·독단·독주의 국정운영을 폐기하시기를 바란다”고 야당으로서의 강력한 견제를 예고했다. 이어 “(여권은) ‘50억 클럽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겸허하게 수용하기를 바란다”며 “그래야 국민과 함께 가고 국민과 협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합리적인 성격으로 계파를 따지지 않고 당내 구성원들과 친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지만, 박 신임 원내대표를 향한 일부 비판적인 시선은 그가 ‘친낙계’라는 데 가장 큰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 시절에는 사무총장을 했고, 20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경선에서 역시 이 전 대표를 도왔다. 이러한 점에서 친낙계 중진인 만큼 ‘친명(친이재명)계’ 중심의 지도부에서 계파 균형을 잡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