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에서 쏟아진 대량매물이 주식시장을 혼돈에 빠트리고 있다. 8개 종목의 주가가 지난 24일부터 폭락을 거듭해 시가총액이 8조원 가까이 사라졌다. 3개 종목은 나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주가조작 사건의 여파인데 유명 연예인과 의사 등 전문직, 중견기업 대표, 증권사 회장까지 연루돼 파문을 키우고 있다.
이번 주가조작은 통상적인 치고 빠지기식 시세조종과 달리 다단계식 사기에다 파생상품을 악용한 신종 수법이 동원됐다. 작전세력은 2020년부터 최대 1000명의 고액자산가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이들 명의로 조직적으로 주식을 사고팔아 주가를 띄운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까지 연예인과 의사를 앞세워 투자자 모집을 했다. 시세조종은 차액결제거래(CFD)계좌가 활용됐다. CFD는 현물주식 보유 없이 진입가격과 청산가격 간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파생상품거래인데 증거금의 2.5배까지 차입투자가 가능하다. 외국계 증권사가 거래를 대행해 투자주체가 노출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런 주가조작이 3년에 걸쳐 진행되면서 당국의 감시망을 무력화했다. 그 사이 대성홀딩스 주가는 최저가 대비 무려 1741%나 폭등했고 선광, 다우데이타, 삼천리, 서울가스, 세방, 다올투자증권, 하림지주도 404∼1625%나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