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남친이 감금”… 데이트폭력 신고 여성 집에서 마약 발견

시귀던 연인으로부터 데이트폭력을 당했다는 여성의 집에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되레 신고자가 마약을 소지한 것을 확인해 현행범 체포했다. 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앞서 마약을 샀지만 투약하지 않았으며 구입 경로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경기도 부천원미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여성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그는 자신이 사는 부천 중동의 한 아파트에 마약류인 러시(RUSH) 앰풀 2통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러시에는 마약류인 알킬 나이트라이트(alkyl nitrite)류 성분이 포함돼 유통이 금지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해 매매는 물론 사용·소지의 행위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주로 성적 흥분제로 밀반입되고 있어 갈수록 적발 사례가 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오후 1시55분쯤 해당 여성으로부터 “남자친구가 술에 취해 (자신을) 감금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어 두 사람을 경찰서로 동행해 분리 조사하던 중 20대 남자친구에게서 “여친이 마약을 하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여성이 거주하던 아파트를 살펴봤고 이날 오후 2시35분쯤 침대 머리맡 수납장에서 밀봉된 투명 용기에 담긴 소용량의 러시 2통을 찾아냈다. 경찰은 여성의 러시 흡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소변과 머리카락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러시는 시약이 없어 경찰에서는 사실 확인이 어렵다. 추가적 마약 검사에서 대마초와 필로폰은 음성이 나왔다. 이 여성을 현행범으로 붙잡아 조사 중인 경찰은 “마약 투약 여부를 먼저 파악하고 입수 경로 등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의 남자친구에 대해서는 감금 혐의로 별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에 마약 범죄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올랐다. 일당이 불특정 다수 고등학생들에게 정체를 속인 채 마약이 함유된 음료를 마시게 한 ‘학원가 마약음료’, 청소년들이 공급·유통책으로 나선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혼 관계의 여성과 마약 후 성관계를 하다가 폭행·방치해 숨지게 한 50대가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