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이른바 ‘깡통전세’와 관련한 사기 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권에서 빌라 수십 채를 보유한 20대가 경찰의 수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임대인 A씨와 브로커 2명 등 3명을 형사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자취를 감춘 A씨는 서울과 인천, 경기 등에 빌라 수십 채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는데도 임차인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는 20여명, 피해액은 40억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전세 사기 의심 사례를 조사해 온 국토교통부로부터 A씨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아 정식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A씨가 보유한 빌라가 수십 채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추후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피해자들은 A씨와 연계한 브로커를 통해 A씨가 보유한 빌라에 대해 1억 후반~3억 초반에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계약 기간이 만료됐는데도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임차인이 지불한 임대차 보증금으로 다른 주택을 매입하는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주택 소유권을 취득하는 속칭 ‘무자본 갭투자’를 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추가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잠적한 A씨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A씨의 공범인 브로커 2명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