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사태 이후에도 서울시가 현행 도시철도 차량 용량 설계 기준 혼잡도(150%)가 적정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김포골드라인은 최고 혼잡도가 280%를 넘기며 ‘골병라인’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동북선 등 신설 경전철이 이 같은 기준으로 차량 용량이 설계돼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시가 제2의 김포골드라인 사태를 예방할 근본 대책 마련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4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지난달 23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소영철 시의원의 관련 질의에 “혼잡도 기준을 150% 이하로 줄이게 되면 차량 구입비 등 철도사업의 초기 투자 비용이 급격하게 올라가 예비타당성 통과가 어려워진다”며 “혼잡도 기준은 현재의 150% 수준이 적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시는 “예비타당성이 통과돼 사업 추진이 확정된 후 재정 투입을 통해 차량 증차 등 노선별 혼잡도를 완화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시민의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노선마다 예상 이용객 편차가 상이함에도, 혼잡도 기준이 일괄 적용돼 차량 용량이 설계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공사 중인 동북선의 경우 일평균 이용객이 21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포골드라인의 일평균 이용객 예상치인 6만명의 3배가 넘는다. 순간 혼잡도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됨에도 2량 1편성으로 설계됐다. 1회 기준 수송 정원은 동북선이 258명으로 김포골드라인(230명)보다는 많다. 시는 배차 간격을 줄여 최대한 승객을 분산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를 완화하기엔 한계가 있고 승강장 역시 2량에 맞게 설계돼 추후 차량을 늘리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시는 국토부와 KDI가 제시하는 혼잡도 기준을 따를 뿐, 개정 권한이 없다고 항변했다. 일각에서는 시민 안전을 책임진 서울시가 김포골드라인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혼잡도 완화 건의 등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 시의원은 “혼잡도 150%를 수송 정원으로 잡는 구시대적 용량 기준을 개선해야 하고, 이를 위해 지하철 이용 시민이 가장 많은 서울시가 앞장설 책임이 있다”면서 “동북선 등 상당한 수요가 예상되는 도시철도의 경우 유사시 열차 증결이 가능한 승강장 예비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시민 편의를 위해서라도 혼잡도 150% 완화 논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조만간 대광위 등 회의가 소집되면 이를 공론화하거나, 기획재정부에 건의할 계획이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