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9일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인물인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42·사진) 대표를 체포했다. 이날 주가 폭락사태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은 라 대표와 H사 관계자 등 6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25분쯤 라 대표의 자택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검찰청사로 압송했다. 검찰은 시세조종과 미등록 투자일임업, 범죄수익 은닉 혐의(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를 적용해 라 대표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라 대표는 투자자들로부터 휴대전화와 증권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뒤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팔아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는다.
핵심인물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삼천리·다우데이터·서울가스 등 9개 종목이 장기간 우상향하다가 지난달 24일 갑작스레 하한가 랠리를 펼친 경위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H사에 휴대전화를 건넸다는 투자자 63명 외에 휴대전화를 주지 않은 투자자 3명은 라 대표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은 고소·고발인 66명의 피해 액수를 1350억원으로 추산했다.
피고소인은 라 대표를 포함해 H사를 총괄 관리한 변모(40)씨, 투자자를 접대하고 투자금을 모은 조모(42)씨, 주식 매매 내역을 보고받고 지시한 장모(36)씨, 고액 투자자를 주로 모집한 프로골퍼 출신 안모(33)씨, 수익금 정산 등 자금 관리를 맡은 김모씨 등이다.
법무법인 대건 공형진 변호사는 고소장 제출 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의 핵심은 단순한 주가조작이 아니라 가치투자를 빙자한 ‘폰지사기’”라며 “피해자들은 자신의 투자금이 주가조작의 원금으로 사용되는 줄도 몰랐다”고 밝혔다. 피해를 주장하는 투자자 일부는 주가조작에 가담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리하는) 피해자 중 통정거래를 인지한 사람은 없었다”며 “대부분 주식을 안 하던 사람들이 ‘알아서 돈을 불려달라’는 느낌으로 휴대전화도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