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하는 술잔에 뱃살도 '짜잔'…비만율 상승 원인은 잦은 음주

작년 음주량 증가세로 돌아서자 자가보고 비만율도 0.3%p 상승
게티이미지뱅크

 

친구, 동료와의 술자리가 최근 비만율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부터 감소하던 음주량이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 비만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체질량지수(kg/㎡)가 25 이상인 비율(자가보고 비만율)은 지난해 32.5%로 2021년(32.2%)보다 0.3%포인트(p) 상승했다.

 

문경민 365mc 분당점 대표원장은 “술자리는 비만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라며 “고칼로리 야식과 식욕 조절 시스템을 어지럽히는 알코올, 불규칙한 수면 등이 혼합돼 비만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알코올은 식욕 촉진제 역할을 한다. 알코올이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를 30%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렙틴은 우리가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에 신호를 보내어 더 이상의 섭취를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알코올로 이 역할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 배부름을 느끼지 못하고 계속해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

 

문 대표원장은 “알코올은 식욕을 억제하는 뇌의 시상하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달고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에 대한 욕구를 높인다”며 “아무리 철저한 식단관리에 나서더라도 술 한잔을 마신 뒤 결국 안주를 참지 못하고 폭풍흡입하게 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또 알코올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보다 먼저 열량으로 사용된다. 술을 많이 마실수록 다른 영양소 대신 알코올이 더 오랫동안 활용된다. 결국 술과 곁들인 안주는 소비되지 못하고 고스란히 체지방으로 축적된다.

 

특히 술과 안주는 단순한 체중 증가 뿐 아니라 내장지방을 축적시켜 복부 비만의 주범이 될 수 있다. 

 

내장지방은 장기 주변까지 지방이 쌓인 것을 말한다. 뱃속 내장지방은 체내 염증을 유발하고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지방흡입 등 약이나 수술로 치료하기 어렵고 오로지 식단조절과 유산소 운동으로 제거할 수 있다.

 

회식으로 인해 밤 늦게 먹는 것 또한 올바른 식습관을 깨뜨리고 야식 증후군에 노출될 우려를 높인다. 

 

문 대표원장은 “회식 등으로 밤늦게 먹는 일이 일상이 된 경우 뇌는 늦은 밤을 식사 시간으로 인식하게 된다”며 “이후 회식이 없는 날에도 식욕 호르몬인 그렐린을 밤늦게 분비시켜 허기지게 만든다”고 말했다.

 

밤늦게 식사하는 것은 그 자체로 피로를 유발하고 숙면을 방해한다. 음식을 먹자마자 자리에 누우면 소화관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돼 위가 무력해진다.

 

위가 무력해지면 위장의 면역 기능이 떨어져 음식물에 들어 있는 독성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위산이 적게 분비되며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위장 근육 운동이 저하된다. 수면 중에도 소화기가 꾸준히 운동하게 돼 다음날 피로도가 쌓일 수 있다.

 

문 대표원장은 “한두 번의 회식 후 다음날 다시 건강한 식단으로 돌아가면 다이어트 여정에 큰 무리를 주지 않는다”며 “하지만 매일 이어지는 알코올 섭취, 고칼로리 식사, 쉴틈 없이 쏟아지는 음식은 비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요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