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부녀 내년 총선 출마? 강훈식 “재판 이유로 기회 박탈은 적절치 않아”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 '더미래' 대표 강훈식 의원 CBS 라디오 출연해 “‘안 된다’ 말하는 게 적절하다는 생각 들지 않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북 콘서트 참석자로부터 총선 출마 권유 받기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장녀 조민씨가 지난달 11일 부산 해운대구 ‘쿠무다’ 콘서트홀에서 열린 ‘조국의 법고전 산책 저자와의 대화’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나 자녀 조민씨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를 선언하더라도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기회를 박탈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취지 발언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나왔다. 사법적인 판단은 그것대로 결과를 받되 기회까지 박탈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 ‘더 좋은 미래’의 대표 강훈식 의원은 1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냥 우리는 ‘안 된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적절하다고 생각은 안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강 의원은 “지도부가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전제하기도 했다.

 

강 의원 이러한 발언은 민주당의 ‘공천 룰’ 확정 이야기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8일 성희롱과 학교폭력, 직장 내 괴롭힘 등 도덕성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총선 후보자 선출 특별당규 제정안을 확정했다. 부적격 심사 관련 ‘공직 후보자로서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를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부정부패, 선거 관련, 파렴치 및 민생범죄 부적격 심사 기준은 판결에서 금고 및 집행유예 이상 받을 이들로 정했다.

 

이는 민주당 제21대 총선 후보자 선출 특별당규에서 명시됐던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재판을 계속 받고 있는 자 등도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유죄 판결을 받고 재판 중인 후보자를 부적격 처리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의미다. 1심 또는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부적격 심사 대상에서 빠질 수 있어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 등에 대한 ‘셀프 구제룰’ 아니냐는 비판까지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과거 공천 룰과 공천관리위원회 운영 규정상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이를 현실화했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는 공천관리위의 정밀 심사에서 부적격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면서다.

 

민주당은 “이번에 개정된 22대 특별당규에서는 부적격 심사 대상을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로 포괄적으로 규정해 벌금형, 금고형 이상으로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자는 물론 부적격 사유에 따라 징계를 받은 자도 심사 대상이 되도록 더욱 강화됐다”고 해명했다. 계속해서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는 ‘유죄 판결을 받고 재판을 받고 있는 후보자’보다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기준”이라며 “22대 특별당규 세부 적용 기준은 21대 특별당규 적용 기준보다 적용 사례에서 엄격하게 심사하도록 구체화했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라디오에서 ‘조국 전 장관도 대법원 판결 전이어서 이론상으로는 출마가 가능해진다’는 취지의 진행자 말에 “물론”이라면서, 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을 어떻게 보느냐는 이어진 물음에는 “경쟁력이 핵심이면 어떤 분이라도 받아서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논의해 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강 의원은 “지도부가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자신의 발언은 어디까지나 사전에 ‘안 된다’고 기회를 박탈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취지라고 부각했다. 그리고는 “재판받는 후보는 이미 경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의 공격을 받는다”며, 어느 정도 당사자가 부담감이 있는 상황에서 선거를 하게 될 거라고 내다봤다.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총선 출마 기회를 박탈하는 건 결국 검찰에 ‘공천권’ 주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라디오에서의 조 전 장관 부녀 언급은 두 사람이 전국 여러 지역에서 ‘북콘서트’로 독자와 만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고, 그 과정에서 일부가 조 전 장관에게 ‘총선 출마’를 권유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지난달 19일 전북 전주한벽문화관에서 열린 ‘조국의 법고전 산책 저자와의 대화’에서 한 지지자가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자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답했고,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출마하라’며 박수가 나왔다. 다른 참석자의 ‘조민양이 정치를 한다고 하면 말릴 건지 응원할 건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조 전 장관은 “저희 딸은 정치에 전혀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이달 말 항소심 1차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됐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에 조씨도 항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