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잎이 붉게 물드는 나무를 떠올리면 누구나 단풍나무를 생각하게 된다. 가을 단풍나무가 잎을 붉게 물들인다면, 봄의 단풍나무는 붉게 꽃을 피운다. ‘단풍나무’는 무환자나무과 단풍나무속(Acer)에 속하는 식물 중 하나로, 단풍나무과로 분류돼 왔으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라 무환자나무과로 통합되었다. ‘Acer’는 라틴어로 ‘뾰족한’이라는 뜻으로 길게 손바닥처럼 갈라지는 잎 때문에 이름이 붙었다.
우리나라에는 단풍나무속으로 단풍나무, 당단풍나무, 고로쇠나무, 신나무, 부게꽃나무, 복자기 등 20여종이 있으며, 북미에서 들여온 네군도단풍, 설탕단풍, 은단풍 등이 포함된다. 이 중 단풍나무는 주로 남부 지방에서만 자라고 주변 산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당단풍나무는 4월에서 5월에 꽃을 피운다. 빨간 꽃자루에 붉은 꽃봉오리가 조롱조롱 매달려 빨간색 꽃잎처럼 보이는 것이 꽃받침이며 옅은 분홍빛의 꽃잎을 감싸고 있다.
수꽃만 피는 꽃차례와 수꽃과 양성화가 섞여 있는 꽃차례가 한 그루에 함께 섞여 있는데, 양성화라고 부르지만 수술이 터지지 않고 암꽃의 기능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군도단풍과 같이 온전히 바람에 의존하여 공기 중에 꽃가루를 날리는 종류도 있지만, 대부분의 단풍나무류는 벌이나 꽃등에 등 곤충에 의존하여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며 일부 바람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 당단풍의 꽃이 핀 자리에는 타원형의 날개 모양처럼 생긴 두 개로 분리되는 시과(samara)라 부르는 열매가 생긴다. 가을에 완전히 성숙하면 바람을 타고 프로펠러처럼 빙글빙글 날아 싹 틔울 땅에 착지한다. 단풍 열매를 하늘에 날려 본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법하다. 모든 열매는 꽃의 절실한 노력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가을의 단풍뿐 아니라 봄날의 단풍꽃에도 관심을 기울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