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에 이어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원대 가상자산(코인) 이상거래 의혹이라는 악재를 떠안은 더불어민주당은 11일 금융인 출신 의원들로 구성된 진상조사팀 첫 회의를 열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여권의 반발을 뚫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법과 각종 특별검사법을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이던 그간 행보와 대조를 이루는 늑장 대처란 비판이 나올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김남국 방지법 마련이 시급하다”며 대야 공세에 집중했다.
민주당 진상조사팀은 이날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어 조사 일정과 방식 등을 의논했다. 팀장을 맡은 김병기 의원은 “지금까지 의혹 제기된 내용을 (조사)할 것”이라며 “(김 의원의) 코인 거래내역을 살펴보면 상당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간 조사위원 선정 여부에 대해선 “섭외는 한 상태”라고 했다. 회의에는 금융인 출신 이용우·홍성국 의원과 변호사 출신 김한규 의원이 참석했다. 조사팀은 향후 김 의원에게 코인 거래 관련 추가 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한 뒤 본인 소명을 듣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기 의원은 허위 재산신고 의혹과 가상자산 관련 입법 등 이해충돌 여부를 두고는 “이해충돌 여부까지 살펴봐야 할지는 이론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남국 의원이 2021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 심사 과정에서 처벌 범위를 넓히는 데 반대한 것도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해충돌 논란도 재점화할 모양새다.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미공개 정보임을 알면서도’라는 문구가 주된 쟁점이었다. 김 의원은 미공개 정보의 정의가 모호해 과잉처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고, 김 의원 주장은 받아들여졌다. 민주당은 가상자산도 공직자 재산신고 대상에 포함하는 입법을 서두르겠다고 했지만 다수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이 제도 정비에 손 놓고 있던 사이 현역 국회의원이 ‘법망 미비’를 돈벌이에 활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이날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정무위 문턱을 넘었다. 가상자산사업자의 고객자산 보호 및 불공정거래 규정과 처벌에 중점을 뒀다. 법안은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써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 정의하는 등 가상자산의 의미를 명확히 했다.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등은 제외했다.
이어 이용자 자산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사업자에게 △고객 예치금의 예치·신탁 △고객 가상자산과 동일종목·동일수량 보관 △해킹·전산장애 등의 사고에 대비한 보험·공제 가입 또는 준비금의 적립 △가상자산 거래기록의 생성·보관 등을 의무화했다. 또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 행위 △부정거래 행위 등을 불공정거래 행위로 규정했다. 법 위반 시 형사 처벌뿐 아니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