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남국 의원직 사퇴하고, 검찰 코인 의혹 전모 밝히라

사과도 없이 “정치 공세 맞설 것” 탈당
상임위 중 거래… 국민 대표 자격 없어
의원 코인 보유 현황 전수조사 필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어제 탈당했다. 60억원대 위믹스 코인 등을 보유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 중에도 코인 거래를 한 의혹이 드러나면서 비난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코인 의혹이 불거진 지 9일 만이다. 하지만 국민에게 사과하거나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다. 외려 “무소속 의원으로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끝까지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 “허위사실에 기반한 언론 보도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적반하장의 주장을 폈다. 민주당 차원의 진상 조사나 윤리감찰을 피하기 위한 ‘꼼수 탈당’으로 볼 수밖에 없다. 참으로 무책임하고 뻔뻔하다.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처리를 위한 본회의 때와 5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날도 여러 차례 코인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태원 참사 관련 보고와 질의가 있었던 지난해 11월 법사위 회의 중에도 자리를 비우고 코인 거래를 했다고 한다. 청문회 당시 김 의원이 한 장관 딸의 학업 관련 의혹을 추궁하면서 이모(李某)씨를 왜 ‘이모’라고 혼동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는지 알 듯하다. 국회 회의 중에 코인 거래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김 의원은 국민 대표 자격을 상실했다. 탈당으로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지 말고 의원직을 사퇴해야 마땅하다.



김 의원의 코인 의혹은 하루가 다르게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그가 보유한 코인 지갑은 2개가 아닌 최소 4개로 나타나 실제 투자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부인하지만 에어드롭 방식으로 코인을 무상 지급받고 게임업계의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상 입을 닫고 있다. 김 의원이 탈당하면서 민주당 차원의 진상 조사나 윤리 감찰은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무소속 의원을 민주당이 내부적으로 조사할 권한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다. 검찰이 신속한 수사로 코인 의혹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

김남국 코인 사태는 타락한 정치의 민낯을 보여준다. 김 의원 의혹을 계기로 의원들의 코인 보유 현황을 전수조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행법상 코인이 재산공개 대상이 아닌 만큼 재산 은닉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과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등이 전수조사를 해보자는 입장이다. ‘제2의 김남국’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