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들 고루 기용… 팀의 미래 그려보겠다”

亞클럽선수권 나선 대한항공 틸리카이넨 감독
“한선수·링컨 빠진 팀에 큰 도전
세터 나서는 정진혁 활약 기대
공인구 특성 살리는 플레이 최선”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통합우승 3연패로 ‘왕조’를 열어젖힌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36·사진) 감독이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 남자 클럽선수권대회에 참여하는 목적은 분명하다. 미래의 동력이 될 유망주들의 성장이다. 아시아 제패도 이뤄내면 금상첨화겠지만, 주안점은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과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감독은 14일 개막하는 2023 아시아 남자 클럽선수권대회를 통해 팀의 미래 성장 동력의 가능성을 엿볼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챔피언결정전 당시 모습. 한국배구연맹 제공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현지시간)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번 대회에 우리 팀 주요 멤버 중 세터 한선수, 미들 블로커 김규민, 아포짓 스파이커 링컨까지 로스터에 등록돼 있지 않다. 우리 팀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 “이 대회에 나온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 팀의 미래를 그려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의 일정은 매우 빡빡하다. 14일부터 사흘 연속 조별예선을 치른 뒤 하루 쉬고, 순위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번 대회 일정이 너무 타이트하다. 등록된 14명 모두를 골고루 기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선수의 빈자리는 베테랑 유광우와 2년 차 신예인 정진혁이 나눠 맡게 된다. 과거 삼성화재 왕조를 이끌던 유광우의 경기력은 검증됐지만, 고질병인 발목 때문에 전 경기를 소화할 수 없다. 정진혁이 유광우에 버금가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대한항공이 8강 이상 오를 수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진혁은 한선수와 유광우 뒤에서 묵묵히 열심히 연습해온 세터다. 그 성과를 실전에서 얼마나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V리그에서는 스타의 공인구로 경기를 펼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국제대회 공인구인 미카사의 공으로 경기한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내 경험이나 느낌으로 말하자면 미카사 볼은 스파이크 서브를 때렸을 때는 이점이 적다. 스파이크 서버에게는 독이 되고, 리시버들에게는 득이 된다. 반면 플로터 서브에는 흔들림이 더 커져서 서버들에게 도움이 되고, 리시버들이 받기 어렵다. 미카사 공인구의 특성을 잘 살리는 플레이는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틸리카이넨은 6년 전 일본의 도요타 고세이(現 울프독스 나고야)를 지휘하며 아시아 클럽선수권대회에서 아시아 팀의 지도자를 시작했다. 틸리카이넨은 “당시 열흘 동안 8경기를 치렀고, 결승까지 갔다. 이란팀에게 결승에서 패한 기억이 있다”면서 “그때의 경험을 이번 대회에 녹여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리그에서 3년간 감독 생활을 했던 틸리카이넨은 8강 이상 오르면 세계 최고의 미들 블로커로 꼽히는 드미트리 무셜스키가 뛰는 선토리 선버즈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일본 리그 감독 시절 무셜스키를 많이 상대해봤다. 그에 대한 대처 전술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그는 알면서도 막기 힘든 선수긴 하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