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장에는 범죄 사실과 직접 관련한 내용만 국한해 기재하게 돼 있습니다. 공소사실이 170페이지의 방대한 양인데 이는 실질적으로 공소장 일본주의에 반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디까지가 공소사실인지 특정해 줄 것을 검찰에 요구합니다.”
지난 11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첫 공판. 이 대표 변호인 조원철 변호사는 검찰이 ‘공소장 일본주의(公訴狀 一本主義)’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사가 공소사실 외에 다른 내용은 공소장에 기재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판사가 본격적인 증거조사에 앞서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예단을 최대한 배제하도록 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파생 사건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를 주장하는 피고인 측의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올해 1월 첫 공판에서 “공소장에 기재된 유흥주점 향응수수, 불법 선거자금 마련 등은 피고가 한 번도 재판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확정적인 범죄자인 것처럼 단정적으로 기재했다”면서 “(검찰이) 법관에게 예단을 가지게 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체 32쪽 공소장 중에서 12쪽 분량이 배경 사실로 기재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일각에선 검찰의 ‘방대한 공소장’이 피고인 측에 문제 제기 빌미를 제공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검찰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장동 사건은 국가보안법 위반 등 사건처럼 직접 증거가 없고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는 경우”라며 “검찰로서는 간접 사실로 혐의를 입증해야 할 수밖에 없어 배경이나 경과 사실 기재가 필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