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李도 코인했나” 포문… 이재명 “전수조사 즉각 하자”

與野 ‘김남국 코인사태’ 확전

與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 출범
“金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 등 검토”
“金 의원직 즉시 사퇴” 목청 높여

金 ‘상임위 중 코인투기’엔 “반성”
“소액 거래… 몇천원 수준” 해명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이 촉발한 국회의원의 가상자산(코인) 투자 및 보유 논란이 정치권 전체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여당에서 나온 전수조사 요구에 “즉각 조사”로 맞받았고, 국민의힘은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을 띄우며 확전 채비를 갖췄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15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대표 본인이 권력형 부정부패 혐의로 검찰과 법정을 오가는 신세인지라 김 의원에 대한 사퇴 요구를 주저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혹시 이 대표 자신도 김 의원 코치에 따라 코인 투기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 궁금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날 선 신경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각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여야 대표들은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거액의 가상화폐 투자 및 보유 의혹 진상 규명을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서상배 선임기자

그러자 민주당 이 대표는 “여야 전수조사에 응하라”고 빠르게 맞대응했다. 이 대표는 “제가 보기에는 김 대표나 측근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가상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는 한다”며 “우리가 제안한 대로 여야 의원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하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여야 당대표가 서로 전수조사를 언급하며 신경전을 벌인 만큼 관련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8일 가상자산 전수조사를 처음 주장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코인 재산도 다 공개하는 건 당위의 문제”라며 “다만 부동산과 달리 해외 거래소나 ‘콜드월릿’(온라인 연결되지 않은 지갑) 등 기술적인 검증 문제가 있어 투명하게 확인하기 위한 방법론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을 출범하고 16일 첫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성원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 세대 아픔과 분노, 울분을 풀어드리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간에서는 김경율 회계사와 금융·가상화폐 전문인 김정철 변호사, 황석진 동국대 교수 등 10여명이 참가한다. 진상조사단 간사를 맡은 윤창현 의원은 “조사단은 주 2회 회의를 열어 김 의원의 코인 거래 내용을 분석하고 그 결과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나 정치자금법·선거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우택 국회부의장. 연합뉴스

여권은 이날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여당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검찰은 신속 엄정 수사로 의혹 전모를 밝히고, 김 의원은 즉시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도 SBS라디오에 나와 “적절하지 않은 수익, 세수를 받으면서 ‘투잡’(겸업) 뛴 건데 의원직 상실 정도 갖고 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얻었던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 부당이익은 다 토해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이상 거래 의혹 논란에 자진탈당을 선언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한편 김 의원은 이날 친야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국회 상임위 회의 중 코인 투자를 한 의혹에 대해 “두말할 여지 없이 반성하고 성찰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자신의 코인 의혹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윤석열정부의 실정을 이 이슈로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흘린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며 “국가 기관이나 수사 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얻어서 기사를 쓴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상임위 회의 중 코인 거래 규모를 두고는 “너무 소액이어서 정확히 기억을 못 한다. 몇천원 수준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숨겨둔 가상자산이 더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거래, 잔고내역, 이체증명서를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