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나 빌라 모두 전셋값 약세가 이어지면서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입자들은 돈을 돌려받지 못해 불안에 떤다. 임대인들은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거리로 나섰다. 부동산 거래량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여전히 침체인 상황에 건설사들은 분양을 미루고 있어 혼란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달 2억5732만7000원이었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2021년부터 3억1000만원대 횡보를 이어오다 서서히 낮아지기 시작해 올해 1월 2억7312만6000원으로 3억원대가 깨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차인과 임대인 간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해 종전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재계약을 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임차인이 이사를 원할 땐 임대인이 보증금 줄 돈이 모자라고, 새 세입자는 구해지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일부 임대인은 부동산중개인과 이야기하라며 미루거나, 아예 임차인 연락을 받지 않는 일도 적지 않다. 전국임대인연합회는 지난달 30일 정부가 보증금 반환 목적의 주택담보대출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완화해 임대인이 책임질 수 있게 해 달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역전세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부동산 시장이 움츠러들면서 미분양이 적지 않아서다.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3월 말 기준 7만2000가구로, 지난해 10월 4만7000가구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집값 하락에 따른 깡통전세 우려도 전세 수요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시장 연착륙 방안과 아울러 전세사기·역전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서민 등 주거 약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달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 상황과 연착륙 방안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보고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주택 정책을 시장 원리에 따라 정상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부동산 시장 연착륙 시스템을 확실히 구축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