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미 의사당에 난입하는 폭동을 일으키기 전날인 2021년 1월 5일 미군과 중국군이 홍콩에서 불과 150㎞ 떨어진 지점에서 첨예하게 대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군 과학자들이 이같은 내용을 실은 중국어 저널 ‘함선전자대항’을 인용해 2021년 1월 5일 미군 군용기 3대가 이례적으로 중국 해안과 가까운 곳에서 잠수함 탐지작업을 했고 이에 해군 훈련을 펼치고 있던 중국군이 재빨리 병력을 보내 대응에 나섰다고 전했다.
대응에 나선 중군군 병력의 규모나 종류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군 정찰 비행기는 남중국해 둥사(프라타스)군도 인근에 해상 음파탐지기(소나)를 배치했고 양측이 너무 가까워지자 중국군이 소나를 회수할 것을 우려해 파괴해버렸다고 주장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지만 둥사군도는 중국과 대만만이 영유권을 주장한다.
이에 둥사군도 인근의 군사 행동은 중국에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어 중국의 국가 안보에 심각한 도전이었다고 SCMP는 설명했다.
해당 사건 사흘 후인 8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리쭤청(李作成)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참모장과 통화에서 실제 전쟁을 개시할 의도가 있다면 중국에 사전 경고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밀리 의장은 같은 날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연락해 군사 훈련 연기를 권고했고, 실제로 훈련은 연기됐다.
밀리 의장은 이후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1월 중국 측과의 통화에 대해 중국이 미국의 공격을 우려하고 있다는 정보에 대한 대응이었다면서 “당시 내 임무는 긴장을 낮추는 것이었고 핵무장 강대국 간 전쟁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SCMP는 “밀리 의장이 중국 측에 전화한 것이 해당 보고서에 드러난 사건과 관계가 있는 지는 불분명하지만, 대통령 교체 시기에 전쟁이 발발했다면 2020년 말 대선에서 패한 트럼프로부터의 권력 이양에 중대한 영향이 미쳤을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매체는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군사 활동을 크게 늘리면서 최근 몇년간 소나와 다양한 센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중국 잠수함의 탐지와 추적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미국의 기술 탓에 역내에서 들키지 않게 작전을 수행하는 게 어려워져 중국 잠수함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들은 중국의 전자전 역량이 미국의 소나 시스템을 방해하거나 먹통으로 만들어 잠수함 탐지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