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반도체 물류 뚫어라”…용인시, 국지도 82호선 딜레마

‘반도체 메카’ 떠오른 용인시…첨단 국가산단 도로망에 발목 잡혀
국지도 82호선 확장개통에 총력…이상일 “국가산단 동서 연결로”

‘반도체 메카’로 떠오른 경기 용인시가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인 남사읍과 인근 화성시를 잇는 국지도 82호선의 확장개통을 놓고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남사읍 일대가 국가산단에 지정되면서 교통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82호선 개설공사가 설계 단계에서부터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16일 용인시에 따르면 국지도 82호선 개설은 처인구 이동읍 송전리에서 인근 화성시 장지동 장지IC를 잇는 길이 6.8㎞의 도로 확장·개설 사업이다. 국토교통부 서울국토관리청이 설계하고 경기도가 시행한다.

 

교통체증이 빈발하는 국지도 82호선. 용인시 제공

애초 예정된 사업비는 498억원으로, 1.7㎞ 구간은 4차로로 확장하고 3.4㎞ 구간에는 2차로를 신설하기로 했다. 나머지 1.7㎞ 구간은 2차로를 개량할 예정이지만 아직 설계조차 마치지 못했다. 

 

2016년 국토부의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반영된 뒤 후순위로 밀린 탓이다. 그동안 물가와 땅값 상승 등으로 사업비는 840여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2월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타당성 재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조사 통과를 위해 4차로 확장이 예정됐던 구간 가운데 1.7㎞가 재조사 대상에서 아예 빠졌다. KDI는 5.1㎞ 구간에 대한 2차로 신설과 도로 개량 등의 사업 변경안에 관심을 기울이는 상태다.

 

용인시 측은 제외된 1.7㎞ 구간이 지구단위계획을 마친 통삼지구와 서남부 물류단지 구간을 연결하는 곳으로, 20207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까지 보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양방향 2차로에 불과한 좁은 도로에선 출퇴근 시간마다 상습 정체가 반복되고 있다. 이곳의 하루 교통량(2022년 기준)은 1만7400대로 이미 2차로 ‘적정교통량’(7300대)의 2배가 넘는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기획재정부·국토부 등 정부 부처 관계자와 인근 지자체장 등을 만나 미확장 구간의 조기 착공 등 협조를 구하고 있다. 이 시장은 “처인구 남사읍과 이동읍에 710만㎡ 규모의 첨단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이 예정돼 국지도 82호선은 국가산단을 동서로 연결하는 중요한 접근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용인시는 올해 초 반도체 산업 육성과 교통 인프라 확충에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플랫폼시티에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클러스터를 연결하는 ‘L자형 반도체 벨트’를 위해 기흥~남사~이동~원삼~백암~일죽을 연결하는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을 목표로 삼았지만 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