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가상자산(코인) 투자·보유 의혹으로 물의를 빚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사진) 의원(초선·안산 단원을)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징계 논의에 시동이 걸렸다. 민주당 내부는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당내 비위 의혹에 단호히 대처하지 못하고 위기를 키우는 데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의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與, ‘김남국 여야 공동 징계안’ 제안
여야는 16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된 김 의원의 징계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윤리특위 구성 및 향후 일정 조율에 착수했다. 윤리특위 여야 간사 내정자인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당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변재일 윤리특위 위원장(민주당) 주재로 회동하고 17일 전체회의를 여는 데 합의했다.
◆시험대 선 ‘이재명 리더십’
김 의원 코인 논란이 연일 꺼지지 않는 가운데 이 대표의 리더십도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다. 이 대표는 그간 ‘사이다’ 화법과 ‘개혁’을 밑천 삼아 대선 주자 급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최측근에게 벌어진 논란을 두고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시각이다.
비명(비이재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지도부가 늑장 대처를 해 당이 제대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조처를 할 새가 없어 여론이 많이 나빠졌다”며 “지도부가 너무 안일하다, 온정주의다, 내로남불이 심화되고 있다, 이 대표 리더십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의원이 이 대표 최측근인 점을 거론하며 “그런 사람이 비위에 연루돼 벌써 열흘 가까이 지났는데도 (지도부는) 제대로 맺고 끊고 하는 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조만간 취임 1년이 되는데 그간 당을 제대로 혁신했느냐를 따지면 된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의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용우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가 이 대표의 지도력을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박용진 의원은 “이 대표가 쇄신의 칼을 휘둘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도, 김 의원 논란 대처가 미흡하다면 리더십에 상처가 생길 수 있다는 공개 경고인 셈이다.
정의당은 이날 당 소속 국회의원의 가상자산 보유현황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양당 압박에 나섰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권익위원회에 당 소속 국회의원 6명 전원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제출했다. 배 원내대표는 “공신력 있는 제3기관인 권익위 전수조사로 사태의 실체를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며 양당을 겨냥 “뒷북 대응을 있는 대로 쏟아내고 있지만 유독 전수조사는 입조심 몸조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