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카레, 충북지사·의원은 전복·아롱사태·장어…허은아 “21세기판 반상 차별”

충북도 “학생들이 불쾌할 것이라 미처 생각 못했다”
MBC ‘자막뉴스’ 영상 갈무리

 

충북도가 최근 충북 학사에서 예산정책 간담회를 진행한 뒤 도지사와 국회의원 등에게만 특식을 제공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21세판 반상 차별이냐”라고 비꼰 뒤 “이러니 1000원의 밥상도 ‘체험 시식쇼’라는 비판이 나왔던 것”이라고 때렸다.

 

허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21세기판 ‘반상’의 차별을 두는 것인가 아니면 20세기판 권위 의식에 전 구태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것이냐”고 운을 뗐다.

 

이어 “이러니, 여야가 앞다퉈 찾아갔던 1000원의 밥상도 ‘체험 시식쇼’라는 비판이 나왔던 것”이라며 “청년의 공간을 빌려 같이 사용했으면서도 격려도 공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갈비찜, 장어와 카레 사이에 놓인 ‘칸막이’의 높이 몇배 이상으로 부메랑이 돼 민심의 칸막이를 높이고 회초리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11일 MBC 보도에 따르면 충북도는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충북 학사 서서울관에서 김영환 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예산정책간담회를 진행했다. 

MBC충북 방송화면 갈무리.

 

간담회 후 국민의힘 소속 박덕흠·이종배·엄태영 의원 등이 김 지사 일행과 학생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당시 김 충북지사를 비롯한 국회의원 등에게는 원가 2만8000원에 달하는 특식이 제공됐고, 학생들에겐 원가 2700원가량인 식단이 제공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김 지사와 의원들, 수행원들에게는 전복내장 톳밥과 아롱사태 전골, 장어깻잎 튀김 등이 제공됐고, 수행원을 뺀 몇몇 행사 참석 인원들은 식당 내 칸막이 안쪽에서 밥을 먹었다.

 

같은 시간 학생 160여명은 카레밥과 된장국 등으로 구성된 저렴한 저녁 식사를 했다.

 

이에 한 학부모는 MBC에 “이왕 가셨으면 애들하고 같은 메뉴로 밥도 먹고 학생들 격려도 하고 학사에 대한 불만 사항도 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지사는 충북대 ‘1000원의 아침밥’ 사업 시작일이던 지난 2일 학생회관 식당을 방문해 고창섭 총장 등과 20분간 배식한 바 있어 ‘보여주기식’, ‘시식쇼’가 아니였느냐는 비판이 일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충북도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에 “국회와 가까워 충북 학사에서 행사를 했고, 학생들이 불쾌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행사 준비를 할 때 신중을 기하겠다”고 고개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