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로 출생하는 신생아가 전체 신생아의 절반을 넘어선 가운데 산모의 고령화가 제왕절개 출산 증가의 주원인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1월에서 4월 사이 25세 미만 집단에서 제왕절개 분만율은 51.6%, 25세에서 34세 집단에선 제왕절개 분만율이 58.3%로 모든 연령군에서 제왕절개 분만율은 과반을 넘어섰다.
김새롬 서울대 보건대학원 BK연구교육단 교수, 오정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윤정원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 청구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한국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계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데이터를 보면 2012년 약 46만 9000여건의 분만 중 제왕절개는 26.9%였고, 2021년에는 약 24만 9000여명의 분만 중 58.7%가 제왕절개로 분만을 했다.
국제기구 통계를 살펴봐도 한국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상위그룹에 속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서 발간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Health at a Glance) 2019를 보면 한국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45.2%로 터키, 맥시코, 칠레에 이어 전세계 4위로 나와있다.
이같은 제왕절개 분만율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산모의 평균 연령이 높아진 점이 꼽힌다.
하지만 연구팀은 분만을 경험한 여성의 연령을 3개 집단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산모의 고령화가 제왕절개 분만율 증가의 주된 이유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분만을 경험한 여성의 연령을 ▲25세 미만 집단 ▲25세에서 34세 집단 ▲35세 이상 집단으로 구분했을 때 한국에서 제왕절개 분만율은 모든 연령집단에서 지속해서 증가했다. 제왕절개 증가 추세는 오히려 연령이 낮은 집단에서 더욱 빨랐다.
연구팀은 “연령에 따른 차이는 있었지만 25세 미만 집단에서도 제왕절개 분만율은 2012년 26.7%에서 2016년 33.0% 2020년 45.4%, 2022년 1월부터 4월 사이에는 51.6%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25세에서 34세 사이 집단의 경우 제왕절개 분만율은 2012년 34.9%, 2016년 39.9%, 2020년 45.4%, 지난해 1월부터 4월 사이에는 58.3%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5세 미만과 25세부터 34세 미만 집단에서 제왕절개 분만율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5세 이상 집단에 비해 더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이번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아이를 낳는 연령 증가가 한국의 제왕절개 분만율 증가를 설명하는 데에 주원인이 될 수 없다”며 “모든 연령대에서 제왕절개 분만율이 증가하는 현상이 명백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팀은 여성 입장에서 제왕절개 분만율에 대한 세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지난 10여 년 사이 한국에서 제왕절개 분만율이 빠르게 증가한 것에 비해 여성의 입장에서 분만 선택과 경험을 파악하는 연구나 제왕절개 분만율 감소를 위한 개입을 설계하기 위한 기초 연구는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다 환자 중심적으로 분만의 과정을 톺아보고, 제왕절개 분만율을 감소시키기 위한 정책 마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한국의 분만 방법 추세와 제왕절개 분만율 감소 개입에 대한 서술적 고찰’ 논문은 한국모자보건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